LGㆍ두산 ‘4세대 경영’ 시대 돌입

이재용ㆍ정용진 부회장도 40대

현대차ㆍ한화 등도 세대교체 준비

롯데 끝으로 ‘1세대 총수’ 막내려

2016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한 구본무(왼쪽) LG그룹 회장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함께 의원의 요청에 따라 거수로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총수 세대교체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다수 대기업에서 창업주 이후 3ㆍ4세대째 후손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가운데, 총수들의 연령도 점점 더 젊어지는 분위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총수가 있는 국내 10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2세대 총수가 5명으로 아직은 가장 많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최태원 SK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다.

여기에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그룹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고인이 된 구본무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4명이 3세대로 분류된다. 두산그룹 최고경영직을 맡은 박정원 회장이 지금까지는 유일한 4세대 총수였지만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구광모(40) LG전자 상무가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4세대 총수는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격호 롯데 회장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창업주 본인이 총수(동일인)인 ‘1세대 회장’ 자리를 유지했으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변경으로 총수 자리를 신동빈 회장에게 넘겨주면서 국내 대기업의 창업주 총수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총수가 고령인 대기업들 사이에선 공식적인 총수 교체 이전에 차기 경영권 승계에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지난주 이사회를 열고 구광모(40) LG전자 상무를 다음달 29일 등기이사에 선임할 계획을 밝히면서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정의선(48) 부회장이 최근 대외활동을 전담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도 궁극적으로는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5) 한화큐셀 전무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총괄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정몽준 전 현대중공업 회장의 큰아들 정기선(36) 부사장도 작년 11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까지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총수들의 나이도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현재 49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더하면 10대 그룹 가운데 3곳을 40대 총수가 맡고 있는 셈이다. 선배 세대인 2세대 총수 가운데도 정몽구(80) 회장을 제외하면 최태원(57), 신동빈(63), 김승연(66), 정몽준(66) 등 총수들 모두 50, 60대의 왕성한 활동력을 지닌 연령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만 3ㆍ4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인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의 경영권 승계가 앞으로 5ㆍ6세대 이후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추세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사실상 4세대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게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한국 대기업 문화의 특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상당기간 재벌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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