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현대사의 커다란 상처인 5ㆍ18 민주화운동이 38돌을 맞았지만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의혹이 여럿이다. 당시 행방불명 처리된 시민들이 계엄군에 살해돼 몰래 파묻혔다는 주장이나 헬기 기총 사격을 포함한 군부대 발포를 누가 지시ㆍ허가했느냐는 문제는 그간 여러 차례의 진상 조사에도 불구하고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구술자료가 있었음에도 주목 받지 못했던 당시 군인들의 여성 집단 성폭행 문제도 새롭게 제기됐다.

정부 조사를 통해 5ㆍ18 당시 행방불명자로 인정된 사람은 현재까지 76명이다. 이들이 암매장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광주시와 시민단체 등은 1990년대 말부터 의심 지역을 발굴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5ㆍ18 진압을 위해 동원되었던 일부 공수부대가 작전 종료 후에도 광주 지역에 남아 무등산에서 활동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군인들의 집단 성폭행 역시 당시 고등학생이던 한 여성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공권력의 폭력행위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인식하고 새롭게 진실을 밝혀야 할 부분이다. 구술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여성 외에 소문 등으로 알려진 다른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해야 마땅하다.

2월 말 국회를 통과한 5ㆍ18진상규명특별법은 이런 의혹을 풀어갈 단초다. 9월에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면 최대 3년 기한으로 조사가 시작된다. 5ㆍ18 진압의 수괴로 법의 단죄까지 받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여전히 자신은 “제물”이라고 주장하는 터여서 미진한 수사권 등으로 인한 활동 제약의 우려가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남은 의혹을 밝혀내려는 노력을 다해 5ㆍ18의 아픔을 치유하는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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