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정보 불균형 해소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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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야에서 유독 공급자(의료진)와 소비자(환자) 사이의 분쟁과 상호 불신이 많은 이유는 의사와 환자 간의 정보 격차가 심하다는 특성 때문이다. 전문 의학지식이 부족한 환자는 의료사고가 의심될 때 심증은 강해도 물증은 부족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의료진과 다퉈야 할 때가 많다.

의료사고의 이런 성격을 감안해 국회와 정부는 2011년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조정중재원)을 만들었다. 그간 성과가 없지는 않지만 소비자, 법조인 등 비의료인 감정위원 비중이 너무 적어 환자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정중재원에서 의료분쟁을 심사하는 위원 중 비의료인 비율을 좀 더 높이고 소송 수행을 돕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정은영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도 16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소비자 측 감정위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단체 활동 경력 요건을 5년에서 3년으로 낮춰 소비자 감정위원 풀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조정ㆍ중재에 실패한 환자에게 심리 지원을 하고, 법원 소송에 대비한 법률 지원도 안내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하지만 그간 조정중재원에 비판적이던 의료계의 저항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6년 이른바 ‘신해철법’의 영향으로 중대한 의료사고가 생겼을 때 의료기관의 동의가 없어도 의료중재원이 분쟁 조정절차를 자동 개시할 수 있게 한 데 대해 일부 의료인들은 여전히 불만이 상당하다. 이 정도 소폭 조정 만으로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조정중재원이 비교적 단기간에 자리를 잡은 점에 비춰 비관적으로만 볼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2011년부터 조정중재원의 소비자 측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는 조윤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경험이 쌓이며 소비자, 법조인 측 감정위원들의 전문성이 확실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소비자ㆍ법조인 감정위원의 전문성을 더 높일 수 있게 사회적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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