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침대 일부 매트리스에서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된 문제와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결과 안전기준인 연간 피폭 방사선량 1m㏜를 초과하는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조사 대상인 2010년 이후 판매분 26종 매트리스 대부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라돈이 검출됐고, 향후 추가 조사에서 유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큰 제품까지 포함하면 ‘라돈 제품’이 8만8,000개를 넘는다고 한다.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라돈이 침대 매트리스처럼 호흡기와 직접 맞닿는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9배나 초과해 검출됐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가습기 살균제’를 연상케 하는 또 다른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다.

이번 사건의 1차적인 책임은 제조사에 있다. 대진침대는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음이온 파우더’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왔다. 매트리스 속커버와 내부 스펀지 아래위에 뿌린 음이온 파우더의 원료가 토륨이 포함된 모나자이트인데, 여기서 라돈 성분이 방출된 것이다. 유해물질 검사 등 안전에 주의하지 않고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한 상업 논리를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전을 확인하는 심사 당국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침대 매트리스는 관련 법규에 따라 자율로 공인기관에서 안전성 심사를 받은 뒤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신고하고 제조해야 하는 공산품이다. 라돈 문제가 불거진 뒤 서둘러 조사에 나선 원안위가 문제 없다고 했다가 5일 만에 조사 결정을 180도 뒤집은 것이나, 애초 호흡기와 거의 맞닿는 제품에 대한 평가기준조차 없었던 것을 보면 국내 공산품의 안전성 심사가 얼마나 부실한지 짐작할 수 있다.

환경운동연합,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16일 일제히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대진침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퍼져 있는 음이온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며 특허를 받은 관련 제품이 “18만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요구대로 총리실에 위기관리팀을 구성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음이온 생활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와 안전대책 수립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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