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또 끝장대치 조짐] 드루킹 특검, 규모 등 세부사항 진통

민주당 “검사 10명 수사는 30일”
한국당 등은 “최순실 특검 때처럼
검사 20명에 기간 70일은 돼야”
김경수 등 수사 대상에도 이견
여야 원내수석 17일 만나 재협상
윤재옥(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마치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특검인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특검’ 도입을 어렵사리 합의해낸 여야가 수사 방식 등 세부사항을 놓고 강하게 맞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여당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를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수사 범위를 최소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비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준을 겨냥하고 있어 여야 끝장대치가 재현될 조짐도 감지된다.

앞서 여야는 지난 14일 특검의 수사 범위를 ▦드루킹과 드루킹이 연관된 단체의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 ▦수사과정에서 범죄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의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관련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사건 등으로 좁혀 큰 틀의 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세부사항을 놓고는 좀처럼 협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수석이 전날에 이어 16일도 국회에서 머리를 맞댔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회동에서 가장 큰 쟁점은 특검의 규모와 기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은 검사 10명이 파견돼 30일간 활동했던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특검 수준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관계자는 “2016년 최순실 특검은 장관과 산하 기관들이 연루돼 있었고, 범죄 혐의도 10가지가 넘었다”며 “드루킹 사건은 수사 대상을 4가지로 좁혀놓은 만큼 그 정도의 활동 기간과 인력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사건인 만큼 확실한 수사를 위해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순실 특검의 경우 수사 기간은 70일이었고, 검사는 20명이 파견됐다.

여야가 특검 수사 대상으로 한정한 ‘관련자의 불법행위’를 놓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드루킹 김동원씨나 주변 인물들이 대상이고, 김 후보나 문재인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야당은 ‘성역 없는 수사’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법 명칭에서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고 해서 특검 내용 달라지는 게 아니다”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김 후보나 문 대통령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민주당이 계속 수사 범위를 축소하거나 특검 규모를 최소화하려 한다면 ‘특단의 방안’을 취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18일 본회의에서 동시 처리하기로 한 추경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 원내수석들은 17일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이 전격 합의를 이뤄내면 18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합의안을 심사할 전망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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