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ㆍ계좌 내역 등 확보 못해
드루킹 사건 의혹 추궁에 한계
[저작권 한국일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김모씨의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23시간 조사한 경찰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 기존 해명을 듣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ㆍ계좌 내역 등 마땅한 카드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그간 피의자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김 의원 진술의 진위와 연루 여부를 따져야 하는 군색한 처지다.

6일 경찰에 따르면 4일 오전 10시부터 23시간 진행된 조사에서 김 의원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핵심 쟁점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기소)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2016년 6월쯤 의원회관에서 처음 만난 후 7, 8회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댓글 조작 근거지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 대해서는 “다른 문(재인)팬 모임과 다름 없다”는 취지로 김 의원이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의원이 대선 전후 드루킹에게 인터넷 기사 주소(URL) 10건을 보낸 사실은 댓글 조작 연결고리를 밝힐 주요 단서였지만, 김 의원은 “드루킹뿐 아니라 다른 주변 사람에게도 보냈고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한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김 의원 보좌관이던 한모(49)씨가 드루킹 측으로부터 받은 500만원에 대해서도 “드루킹이 협박한(3월 15일) 이후에야 알았다”고 선을 그었다. 사건의 중요 인물인 김 의원을 소환해놓고, 기존 해명 청취에 그친 셈이다.

압수수색 영장 반려로 경찰이 김 의원의 통신, 계좌 내역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초 자료가 없다 보니 김 의원을 추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기존에 입건된 피의자 및 참고인 진술과 김 의원이 조사에서 밝힌 내용을 비교해 모순점을 찾는 일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23시간 조사’에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압수수색영장 재신청이나 인사청탁 관련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소환 여부 판단 역시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수사 속도는 느려진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 확보한 진술과 자료를 분석하고 김 의원 진술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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