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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상이 변모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신이 이룬 성공을 설교하기 바쁜 권위주의형 리더가 많았다면, 지금은 약점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 사소한 개인 문제까지 직원들과 공유하려는 개방형 리더가 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회계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 인디네로의 CEO 제시카 마는 개방형 리더 중 한 명이다. 그는 직원들과 투자자들에게 데이트 이야기, 엄마와 다툰 이야기 등 자신의 사생활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는다. 그는 “사람들은 당신을 안다고 느낄 때 당신을 좋아한다. 그들이 나를 잘 알면 나와 함께 울어주고, 나를 더 이로운 쪽으로 이끌려고 할 것”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사업 내적인 어려움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에게 스스럼 없이 전한 적이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높아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망해가던 여성복 업체 애슐리스튜어트를 부활시킨 제임스 리 역시 개방형 리더로 꼽힌다. 그는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며, 회사를 살리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적극 끌어내고자 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CEO의 모습에 직원들이 적잖이 당황했다. 그가 뉴저지주 세카우커스에 있는 본사 강당에 직원들을 모아 놓고는 “나는 회사를 운영하기에 가장 자격을 덜 갖춘 사람”이라며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리는 또 가족들을 매사추세츠주에 남겨 두고 왔다며 외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직원은 ‘회사가 몰락하고 있는데 우리를 구하려고 온 사람이 맞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실망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애슐리스튜어트 직원인 알타 블래이크는 “그는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게끔 유도했다”며 “실제로 이는 더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제안하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애슐리스튜어트는 평범했던 디자인에 화려함을 더하고, 멋진 웹 사이트를 구축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WSJ는 “CEO들은 과거의 실패, 불안정함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으스대거나 자신의 성공에 대해 전달하는 식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면서 “나쁜 것까지 품는 일이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수장들이 생겨나면서, 몇몇 사무실에서는 우아하기만 한 상사의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개방형 리더가 추세라고 무작정 따라하기는 곤란하다. 브레네 브라운 휴스턴대 교수는 “잘못 이해될 때 위험하다”며 “친밀한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명확한 의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직원들을 발전시키겠다는 명확한 의도 없이 사적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직원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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