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해외 쇼핑 물품 해외지점서 찾아 국내로 배송"
"조씨 자매 관련 물품·운송 정보 이메일 다 삭제하라 지시받아"

조현아(왼쪽) 조현민 자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현아·현민 자매가 외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면 대한항공 외국 지점에서 이를 찾아 항공 화물로 국내에 반입하는 일이 10년 가까이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근 대한항공 총수 일가 밀수 의혹이 불거지자 대한항공은 이 업무 담당자들에게 관련 이메일을 모두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대한항공 외국 지점에서 근무한 전·현직 직원 2명은 국내 언론들과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자신들이 이같은 일에 직접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조씨 자매가) 온라인 쇼핑을 통해 구매한 물건이 외국 지점에 도착하면 이 물건들을 찾아 공항 여객터미널의 대한항공 직원에게 전달하는 일을 했다"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2∼3번 정도 물품을 외국 지점에서 찾아 공항으로 보냈다"며 "보통 개인적인 물품이 많았고, 물건이 많은 때는 어마어마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에 따르면 2014년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전에는 이 물건들의 수신인이 'DDA'(조현아 코드명)로 적시됐다. '땅콩회항' 이후에는 본사 '○○○ 과장'으로 수신인이 바뀌었다.

몇 달 전까지는 물건이 담긴 박스를 그대로 전달했지만, 최근 들어 외국 세관에서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형·중형 여행가방에 물건을 담아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물건이 든 여행가방은 사람이 직접 가지고 비행기에 타는 것이 아니라 여객기 수하물로 부쳐 인천으로 보냈으며 인천에서 대한항공 직원이 이를 받아 처리했다.

이들은 UPS·페덱스(FedEx) 등 택배업체에서 보낸 물건에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같이 브랜드가 표시된 경우도 있었고, 브랜드가 표시되지 않은 박스도 많았다고 기억했다.

또 "물건이 많을 땐 이민가방 3개 분량도 됐고 성인 남성이 들기에도 힘들 정도로 정말 크고 무거운 것도 있었다"며 "적을 때도 평균 4∼5박스 정도는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수신자가 'DDA'인 물건은 대한항공 외국지점의 지점장도 신경 써서 챙겼다고 한다.

이들은 "물품을 전달하기로 한 날이 있으면 바로 보내야 한다. 안 보내면 난리가 나고, 윗사람들이 혼이 난다. 순서대로 압박이 온다"며 "몸이 아파도 무조건 픽업(배송)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까지도 이 같은 작업이 이뤄졌으나,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 후 물건 전달 업무가 뚝 끊겼다고 했다.

이들은 "회사에 일이 한 번씩 터질 때마다 3∼4달 정도는 배송이 움츠러들었다"며 "땅콩회항 때와 한진해운이 문을 닫았을 때는 완전히 중단됐었다"고 기억했다.

자신들이 취급한 물건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없었다고 이들은 기억했다.

최근 증거 인멸 지시도 있었다고 이들은 폭로했다.

이들은 대한항공이 관리자를 통해 "조현아·조현민 관련 물품·운송 정보가 있는 이메일을 다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전직 직원은 "조씨 자매 관련 업무를 하면서 부당한 일을 많이 시켜 불만이 쌓여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현직 직원은 "법은 누구나 지켜야 하는데 특권층이라고 법을 무시하는 것에 굉장히 비통하게 생각했다"며 "공항에서 교육을 받을 때 수상한 물건이 있으면 신고하라고 교육을 받는데 수년간 이 일을 하면서 양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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