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계가 위기다. 임금 부담에 영업시간 단축 등 생존 대응에 나서보지만 경영은 악화 일로다. 늘어난 임금 부담으로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민 수입이 늘어나 삶이 보다 여유로워지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 기대와는 반대로 현실에서는 일자리가 크게 줄고 폐업을 저울질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등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 차질과 고용 감소의 고충을 호소하며 이를 일부 메뉴의 가격 인상으로 해결하고 있다. 정부 당국이 지금이라도 일자리안정자금과 같은 임시 방편보다는 업종ㆍ지역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같은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3월 26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최저임금 적용 3개월을 맞아 회원사 285개를 대상으로 한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회원사의 77.5%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로 경영 이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업소 수익이 더욱 안 좋아 질 것이라는 응답은 무려 80.4%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30.1% 감소했고 직원을 최저임금 인상 전보다 3분의 1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민간 연구기관인 파이터치연구원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정부 공약대로 최저임금이 1만 원까지 오르면 일자리 지원 자금을 지급해도 96만 개의 일자리가 줄 것”으로 추정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과 각종 수당 을 포함시키는 등 제도개선이 이뤄져 외식업계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국회가 논의 속도를 내야 한다. 또한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본다. 선진국 사례처럼 업종이나 지역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법도 검토해 볼 만하다.

근로시간 단축도 매한가지다. 대다수 외식업체는 다른 산업에 비해 사람 구하기가 쉽잖다. 이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은 외식 자영업자는 일손 구하기를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삶의 질을 높이고 일과 휴식의 균형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세 외식업의 업종별 특수성을 고려하는 보완적 성격의 정책수정이 절실하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이어 자영업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 상가 임대료 인상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임대료 인상 한도를 연 9%에서 5%로 낮추고, 상가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기간을 5년에서 10년까지 차차 늘리는 내용이다. 하지만 여야 대립으로 언제 처리될지 기약이 없다. 그나마 현 임대차보호법도 실제 거래 현장에선 무용지물인 게 현실이다. 건물주가 새 임차인을 구할 경우 임대료 상승률 제한은 의미가 없게 되고, 임차인이 권리금을 챙기는 부분도 임대기한 내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임대인에게 턱없이 유리한 허울 좋은 임대차보호법 후유증으로 외식업계는 근간이 무너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가 언제까지 천문학적 비용을 부담하며 지속적 지원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장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