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건 합법-불법 기준은

온라인 선거운동 금지 위헌 판결
조직적 활동 자체는 문제 없어
기사 URL 문자 전송은 합법
대가 전제로 지시ㆍ모의 있었다면
업무방해 공범 될 가능성
선거법상 매크로 관련조항 전무
‘靑 인사 추천’ 법 위반 여부 관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현행법 저촉 여부가 정치권은 물론 6ㆍ13 지방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에게 중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의 자유로운 정치참여가 위축될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직접민주주의를 빙자한 온라인상 여론조작까지 정당한 활동으로 오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에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사건을 주도한 김모(48ㆍ필명 드루킹)씨가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등이 벌인 조직적인 온라인 활동이다.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이들 모임의 구성원들은 주요 온라인 기사에 몰려가 지지·비난 댓글 작성에 그치지 않고, 왜곡과 조작까지 시도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 이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①경공모 등의 조직적인 온라인 정치참여 자체는 합법

현행법에 따르면, 온라인상을 기반으로 조직된 모임의 조직적인 정치활동은 합법적 행위로 간주된다. 선관위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온라인을 통한 선거운동을 상시 허용해왔다. 2011년 헌법재판소가 공직선거법에서 온라인상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조항(93조 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3년 대법원은 “인터넷 공간에서의 선거활동을 목적으로 인터넷 카페 등을 개설하고, 인터넷 회원 등을 모집해 일정한 모임의 틀을 갖추고 이를 운영하는 경우, 이런 인터넷상의 활동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선거운동의 하나로 허용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②아이디 도용과 매크로를 활용한 댓글은 위법 소지 다분

경공모 회원들의 조직적 행동이 합법적이라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핵심회원인 드루킹 같은 인물이 매크로 등을 이용해 타인의 아이디를 도용했을 경우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단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 사용을 허락했을 경우, 이를 도용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공직선거법상 매크로 등을 직접 통제할 조항은 마련돼있지 않다.

③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문자는 대가성이 관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온라인 모임의 대표인 드루킹에게 한 문자 발신 역시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22일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일반 유권자는 선거일을 포함해 언제든지 문자메시지, 인터넷 홈페이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원론적 차원에서 김 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60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의원과 드루킹 간 대가를 전제로 댓글 조작을 지시 또는 사전모의 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당국 조사에서 김 의원과 드루킹의 대가성 관계가 드러난다면 김 의원은 업무방해 공범으로 연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④인사청탁은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불법성 여부 판가름

국민권익위는 20일 김 의원이 드루킹의 인사청탁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에 대해 “’법령을 위반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이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임용령 등 인사법을 무시한 채 추천했다면 불법으로 볼 여지가 있지만, 아직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권익위의 설명이다. 이 문제는 향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불법성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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