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굴러라 구르님'로 활동하는 김지우씨가 장애인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떠난 모습을 담아 게시한 동영상. 유튜브 화면 캡처

“여러분, 혹시 길을 가다 혹은 생활하면서 장애인과 마주친 적 있어? 한국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서 장애인이 활동하는 것을 많이 본 적이 있어? 아마 손에 꼽힐 정도 일 거야. (집안이나 시설에 갇혀 있어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말 많은 장애인이 여러분 곁에 있어.”

지난해 2월 유튜브에 올린 첫 동영상에서 ‘굴러라 구르님’은 “장애인들이 여러분 곁에 있고 여러분과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채널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채널은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걷거나 뛰기 힘든 김지우(18)씨가 운영하며, 휠체어가 구르기 때문에 ‘굴러라 구르님’로 이름을 지었다. 김씨의 유튜브를 구독하는 사람은 2만8,000명. 영상이 올라오면 조회 수는 10만명을 넘기는 인기 채널이 됐다.

그는 친구를 등장시켜 장애인에게 하지 말아야 할 것도 가르쳐 준다. 장애에 대해 “어쩌다 다친 거야? 수술하면 나을 수 있어?”라고 무지를 드러내며 너무 쉽게 접근하거나, 사물함에 물건을 넣을 때 괜찮다고 해도 “왜 네가 하고 있어, 날 부르지! 내가 넣어줄게”라고 원치 않은 도움을 준다던가, 장애인인 자신에게 문을 열어줬다는 이유로 다른 친구끼리 “완전 착하다”고 칭찬하고, “너 왜 특수학교 안가고 일반학교 왔어?”하고 분리를 당연시하거나, 작은 게임에서 자신을 너무 봐준다거나 하는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즉 전혀 다른 존재로 보며 동정의 대상으로 대하는 게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김씨는 또 “지금까지 시외로 나갈 수 있는 버스 중 단 한 대도 휠체어 장애인이 탈 수 있는 버스가 없다는 것이 놀랍다”고 차별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한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장혜영(32)씨는 유튜브에 ‘생각많은둘째언니’라는 이름으로 발달장애인 동생 혜정(31)씨와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증 발달장애인인 혜정씨는 13세부터 시설에서 지냈다. 엄격한 격리와 통제 속에 있던 동생을 잊지 못해 혜영씨는 18년만인 지난해 동생을 시설에서 데리고 나와 함께 살고 있다. 동영상을 통해 혜정씨는 갈수록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의견을 말하고 독립심을 발휘하며 시설 밖의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혜영씨는 ‘당신에게 장애인 친구가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한 강의에서 “스웨덴은 시설폐쇄법을 제정해 1999년 12월 31일 모든 장애인 거주시설을 폐쇄했다”며 “1970년대에는 스웨덴도 정부는 시설을 장려했고 가족들도 시설폐쇄를 반대하는 등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사이자 공무원 출신인 칼 그루네발트 박사가 시설의 인권침해와 학대를 알리고, 수십 년에 걸쳐 지역사회로 나온 장애인들이 어떻게 변화해갔는지, 장애인이 많으면 땅값이 낮아진다는 등 편견이 얼마나 사실과 다른 지에 대해 연구하고 알려 이룬 성과라고 설명했다.

우리 실정을 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시설 거주 장애인은 3만980명(1,505개소)에 이른다. 시설 거주 장애인들은 조금씩 줄어가는 추세지만, 수치상 크게 변화를 찾아볼 수는 없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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