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다방' '하트시그널2' 등
출연자 스펙.외모 부각 여전

봄바람이 분다고 다 연애를 해야 하나. 방송계는 그런가 보다. 주춤했던 연애 매칭 프로그램(일명 ‘짝짓기 프로그램’)이 봄바람 타고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2014년 SBS 프로그램 ‘짝’이 출연자의 불행한 사고로 막을 내리면서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짝짓기 프로그램은 한동안 모습을 감추었다. 간헐적으로 선보인 짝짓기 프로그램들은 ‘시대착오적인 아이템’으로 취급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연애 관련 프로그램이 하나 둘 되살아나더니, 올해 새 프로그램들이 새로운 포맷을 앞세워 시청률 전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선보인 짝짓기 프로그램들은 비판의 대상이 됐던 요소들을 줄이고 사회적 공감에 더 무게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케이블채널 tvN ‘선다방’은 고스펙과 외모를 내세운 출연자를 배제하고 현실적인 사랑을 그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연매출만 200억원대인 사업가, 변호사, 대기업 사원 등 경제력을 내세운 남성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종합편성채널(종편) 채널A의 ‘하트시그널2’는 배우 지망생, 의상디자인과 대학생 등으로 여성 출연진을 꾸려 기존 성 역할을 강조했고, 외모를 부각했다. 짝짓기 프로그램은 진화하고 있는가, 답보 상태인가. 한국일보 방송 담당 기자들이 방송 중이거나 새롭게 선보이는 짝짓기 프로그램의 특징을 알아보고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한계를 별점 등을 통해 진단한다(★4개 만점 기준).

SBS ‘로맨스 패키지’는 최종 결정에서 남성 출연자가 여성 출연자의 호텔 방을 방문한다.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를 방 안으로 들이면, 커플이 성사된다. SBS 방송화면 캡처
SBS ‘로맨스 패키지’

내용=3박 4일의 ‘호캉스(호텔+바캉스) ’를 즐기며 짝을 찾는 1석 2조 연애패키지. 일반인 출연자는 이름 대신 각자의 방 번호로 불리며 티타임, 랜덤 데이트 등을 통해 연애 상대를 찾는다. MC 전현무와 임수향이 출연자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도움을 주는 ‘로맨스 가이드’가 된다.

이슈=2월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 방송에 출연한 남자 ‘101호’와 여자 ‘107호’가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 화제가 됨. 같은 형식으로 정규 편성돼 25일 첫 방송.

특징=‘조식 선택’에서 선택받지 못한 출연자는 혼자 밥을 먹게 하는 등 출연자에게 자괴감을 안기는 자극적인 설정.

강은영 기자=“SBS 연애 프로그램은 ‘짝’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통념을 떠올리게 한다. SBS의 경솔한 제작ㆍ편성이 아쉬운 대목. 왜 배경이 호텔이어야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터리.”(★)

이소라 기자=“호텔을 잡고 그룹 미팅으로 연인을 찾는다는 선정적인 내용이 15세 이상 시청가로 적절한지 의문. 장소만 호텔로 바뀌었을 뿐, ‘짝’과 다를 것 없는 그림.”(★)

tvN ‘선다방’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명의 연예인들은 맞선 보는 남성 출연자에게 ‘연애 팁’을 전수한다. tvN 방송화면 캡처
tvN ‘선다방’

내용=연예인이 맞선을 주선하는 카페 ‘선다방’을 운영한다는 설정. 사전 신청을 통해 뽑힌 일반인들이 맞선을 통해 짝을 찾게 된다. 연예인 ‘카페지기’들은 맞선에서 오가는 대화를 엿들으며 출연자들에게 ‘연애 팁’을 전한다.

이슈=배우 유인나가 맞선에서 적용할 만한 팁에 관한 명언 쏟아내면서 연애 고수로 부각. 맞선 대상자들보다 유인나가 더 화제가 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특징=맞선을 통해 요즘 2030세대들의 사랑과 연애관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카페지기들의 난데없는 노래 등이 맞선 분위기를 깨기도.

강은영 기자=“그나마 경쟁 구도 없는 개별 만남이라는 게 변화라면 변화. 그러나 주객이 전도된 느낌. 일반인들의 맞선이 목적인지, 연예인들의 잡담 토크가 목적인지 기획 의도를 다시 돌아봐야 할 듯” (★★)

이소라 기자=“다른 프로그램보다는 비교적 자극적이지 않고 진정성이 돋보인다. 다만 대표성 없는 조언자가 왜 4명씩이나 필요한지 의문이다.”(★★★)

채널A ‘하트시그널2’의 출연자들이 함께 요리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채널A ‘하트시그널2’

내용= 소위 ‘썸’을 타는 공간 ‘시그널 하우스’를 찾아온 청춘남녀 7명이 동거를 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한정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들은 미묘한 감정을 나누고 운명의 상대를 최종 결정한다. 스튜디오에선 연예인 6명이 이들의 선택을 예측한다.

이슈=유명 한의원 원장, IT 스타트업 CEO, 예비 사무관 등 출연자들의 화려한 ‘스펙’이 볼거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이들의 배경과 평소 생활 모습 등이 부각.

특징=관찰 예능과 심리 추리를 더한 콘셉트. 제작진의 개입 없이 자연스러운 그림을 담아 내겠다는 취지지만, 출연자의 스펙과 외모를 강조한 편집으로 화제몰이에 집중.

강은영 기자=“시즌1과 구분되지 않는 출연자들의 면면만 봐도 지루하고 따분함. 연예인 지망생이 출연자로 재등장해 진정성 사라짐. 0표를 ‘몰표’로 바꾸는 ‘스펙지상주의’의 위대함이란!” (★)

이소라 기자=“요즘 청춘이 느끼는 ‘썸’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짚어내 재미를 끌어냈다. 그러나 방송 진출, 개인 홍보 목적이 의심되는 출연자들이 많아 공감하기 어렵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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