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 지지층 '반발' 작용된 결과라는 해석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전, 현직 국회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전수조사하자는 청와대 청원이 게시 하루 만인 17일 참가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까지 통상 보름에서 1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의원 시절 정치자금 셀프 후원이 선거법상 ‘위법’하다는 결정을 내린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 전수조사 청원 글은 이날 오전 10만 9,0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상태다. 빠른 속도로 참여자가 늘고 있어 청와대가 내건 답변 기준 20만 명을 채우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청원 제안자는 야당과 언론에서 제기한 김 원장 관련 의혹에 대해 선관위가 ‘위법’ 판단을 내린 사실을 언급한 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전ㆍ현직 국회의원 전체에 대한 위법성 관련 전수조사를 청원한다”며 “(만약) 위법으로 판단이 내려지는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형사처벌 및 세금환수를 요청한다”고 썼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고영권 기자

실현만 된다면 헌정사상 최초일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 전수조사 청원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이른바 ‘금융적폐’를 뿌리 뽑을 적임자로 김 원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지지층의 판단과 함께 선관위의 ‘위법’ 판단이 선례에 비춰볼 때 공정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0일 올라온 “김기식 원장을 야당, 언론부터 지켜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17일 오전 청원 참가자 10만 명을 넘겼다. 청원 제안자는 “최근 야당과 언론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온갖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금감원장을 지켜 이번 정권에서 금융적폐를 꼭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썼다.

특히 김 원장이 사퇴한 뒤 페이스북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한 글을 남기면서 국회의원 전수조사 요구는 물론, 지지층의 반발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법 해석상 문제가 있는 경우 선관위는 통상 소명자료 요구 등 조치를 하는데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선관위는 어떤 문제제기도 없었다”며 선관위의 위법 판단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또 자신의 사퇴가 법률적 다툼을 떠난 ‘정치적 수용’이라며 “선관위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청원과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이미 국회의원들의 비용 지출과 관련한 논의가 활발하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최근 국회 주요 상임위 간사, 의원들의 출장내역서를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에 요구한 상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문제 제기 거리로 삼은 피감기관 비용 해외출장과 정치자금 지출행위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전수조사는 사실상 국회 사찰”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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