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형 대한영상의학회 회장(경희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영상의학과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 영상의학과는 영상을 통해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학의 전문분야다. 한마디로 몸 속을 들여다 보는 의사의 눈 역할을 하는 필수의학분야다.

인간은 고대로부터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었고, 끊임없이 인체를 탐구해 왔다. 옛날에는 환자가 죽은 뒤에야 진단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서양에서는 해부 연구를 통해 의학을 발전시켜 왔다.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뒤로는 살아 있는 상태에서 몸 속을 볼 수 있게 되었다. IT기술 발전과 함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첨단의료기기를 이용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게 되었다. X선은 항생제, 마취 등과 함께 세상을 바꾼 10대 의학발전의 하나일 정도로 의학 발전에 중대한 역할을 하였다. 요즘은 영상의학 기기가 없으면 질환의 진단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의학과 의사를 TV나 미디어는 물론 병원에서도 보기 쉽지 않다. 대부분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병원 내 판독실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검사하고 관리하며, 진단 결과를 진료의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에 누가 진단을 했는지 환자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의료의 질 향상이 중요한 화두가 되는 의료현실에서 영상의학과 의사는 수동적으로 검사 시행과 진단만 하는 역할에서, 환자를 위한 영상의학검사의 체계적 관리자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는 ‘환자중심의 가치 있는 영상의학’의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질 높고 안전한 영상검사와 영상을 통한 인터벤션 치료를 위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병원에서 검사를 권유할 때, 꼭 필요한지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영상의학과에서는 실제 꼭 필요한 검사를 안전하게 시행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갖고 시행하고 있다. 또한 검사를 결정하면 잘 관리된 장비에서 최고의 검사가 이뤄지도록 기기를 관리하고 있다. 특히 방사선 장비는 피폭관리를 통해 방사선 노출을 줄여 최적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장비 관리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정확한 검사가 중요하기에 환자 맞춤형으로 적절한 검사를 위한 표준 검사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방사선사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진단은 영상의학과 의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다. 첨단 의료기기를 청진기처럼 이용하는 영상의학과 의사는 정확한 질환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다학제 진료에 참여하는 등 환자에게 직접 진단결과를 설명하는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이 매우 발전하면서 인공지능이 영상의학과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개발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실제로 환자에게 위해를 주지 않고 사용되려면 철저한 임상검증이 필요하며 이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또 다른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다.

영상의학과는 환자중심의 가치 있는 영상의학을 실현하기 위해, 환자와 적극적인 만남, 최적의 검사 시행, 검사 참여와 환자에게 검사결과를 잘 이해시키기 등을 하려 하고 있다. 그 결과 검사의 적절성ㆍ질ㆍ안전성과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영상의학검사를 받을 때는 내게 꼭 필요한지, 적절한 검사법인지, 정확히 진단인지, 누가 검사를 시행ㆍ관리하고 판독하는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 예전에 어두컴컴한 판독실에서 보이지 않던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환자중심의 질 높고 안전한 진료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보이는 의사로 변모하고 있다.

오주형 대한영상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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