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시행 보름

상승세 꺾이고 보유세 인상 전망
강남ㆍ서초구 일평균 5,6건 거래
지방은 분양 나선 14개 단지 중
1개 단지 미달된 채 청약 마쳐
디에이치자이 이어 동탄.세종
‘로또 아파트’ 청약 열풍은 확산
청약조정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강남권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15일 서울 송파구의 공인중개사무소 밀집 지역에서 시민들이 중개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원

“단기간에 올라도 너무 올라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에요. 이제 어느 정도 가격 조정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1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매봉역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실종됐다”며 이렇게 푸념했다. 간혹 한 두건씩 매물이 나오긴 하지만 매수 문의가 없다 보니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거래 절벽’에 한숨을 내쉬었다. 개포동 L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가격 상승세가 꺾인 데다 보유세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지금 사면 꼭지 아니냐’는 생각에 시장이 푹 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지 보름만에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아파트 거래량은 ‘반토막’이 나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은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청약 제로’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반면 로또 아파트 청약 열풍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14일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2,939건으로, 일 평균 20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449.5건)보다 53.3%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월 일평균 거래량(257.8건)과 비교해도 18.6% 감소했다. 특히 강남권의 거래량 급감이 눈에 띈다. 이 기간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총 88건으로, 일평균 6.3건에 그쳤다. 지난 3월 일 평균 25.3건이 신고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75.1%나 줄어든 것이고, 작년 4월 일평균 16건에 비해서도 60.7%가 감소한 것이다. 서초구의 거래량도 총 76건으로 하루 평균 5.4건이 신고되는 데 그쳤다. 지난달(일 평균 18건) 대비 69.9%, 지난해 4월(일평균 11.7건) 대비 53.7% 줄었다.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지방(광역시 제외)에서 분양에 나선 14개 단지 중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된 단지는 단 1곳에 불과했다. 2개 단지는 가까스로 2순위에서 주인을 찾았지만 나머지 11개 단지는 모두 미달된 채 청약을 마쳤다. 심지어 1순위 청약 신청자가 단 1명도 없는 ‘청약 제로’ 단지도 속출했다. 전북 순창군에서 분양한 ‘순창온리뷰2차’는 126가구를 공급했는데 1순위 청약자는 1명도 없었고 2순위에서도 단 2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제주시 한림읍에 들어설 ‘제주대림위듀파크’도 총 42가구 분양에 1순위 청약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그 동안 지방 분양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던 대형 건설사도 미분양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대림산업이 경남 창원에 내놓은 ‘e편한세상창원파크센트럴2’는 605가구 일반분양에 절반이 넘는 491가구가 미달됐다. 현대건설이 충남 천안에 선보인 일반 분양 443가구의 ‘힐스테이트천안’도 138명이 청약 신청하는데 그쳤다.

반면 분양가 규제로 시세 차익이 커진 로또 아파트엔 청약 광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문을 연 경기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 견본주택엔 3일간 4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세종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 모델하우스에도 12일부터 나흘간 4만여명이 찾았다. 서울 강남구 개포8단지 ‘디에이치자이 개포’와 마포구 염리3구역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의 청약 열풍이 지방으로 확산된 셈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양도세 중과 시행 이후 일단 매도ㆍ매수자의 눈치보기 장세에 거래 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반면 정부의 규제로 주택 수요가 서울과 수도권 청약시장으로 몰리면서 지방은 오히려 더 외면받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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