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스토리(12)] 신진서 8단, 지난해에 이어 2연패 달성 여부 관심

20~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에 한국 대표단이 우승컵을 노린다. 왼쪽부터 신진서 8단, 이동훈 9단, 신민준 7단. 한국기원 제공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우승상금 3,000만원) 대회는 반상(盤上)의 미래권력을 점쳐볼 가늠자로 통한다. 지난 2014년 시작된 이 대회는 세계 바둑계 중심인 한ㆍ중ㆍ일 3개국 등에서 선발된 만 20세 이하 신예 바둑 기사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20~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 올해 대회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주최국인 일본, 대만, 유럽, 북미, 아시아ㆍ오세아니아 국가 선수 등이 참가한다.

우리나라에선 신진서(18ㆍ국내랭킹 3위) 8단과 이동훈(20ㆍ8위) 9단, 신민준(19ㆍ13위) 7단 등이 출격한다. 최대 관심사는 디펜딩 챔피언인 신 8단의 2연패 달성 여부다. 신 8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승할 경우, 한국기원 특별 승단 기준에 따라 국내에선 76번째로 9단 반열에 들어선다. 이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신 8단은 현재 2000년대생 중에선 세계 첫 9단 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올해 들어선 현재 12승8패로, 다소 부진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둔 신 8단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는 셈이다.

한국 대표팀의 맏형으로 이번 대회에 합류한 이 9단은 마지막 출전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선발전을 거쳐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이 9단은 올해 전적 18승6패로, 국내 대표팀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된 신 7단의 각오도 남다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출전 기회를 잡은 신 7단은 지난해 한ㆍ중ㆍ일 3개국이 참가한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세운 6연승의 국제대회 신기록의 기세를 다시 한번 이어갈 태세다.

신진서(왼쪽) 8단이 지난해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4회 글로비스배 세계바둑 U-20’ 대회 결승전에서 변상일 7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신 8단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기원 제공

이번 대회 우승컵을 놓고 한국과 진검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대표팀은 자국랭킹 20위 셰커(18) 5단과 24위 자오천위(18) 6단, 25위 쉬자양(18) 6단을 내세웠다. 중국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대회 첫 출전이지만 경쟁력 만큼은 이미 검증됐다.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셰커 5단이다. 지난 1월 ‘제3회 몽백합(夢百合)배 세계바둑오픈대회’(우승상금 약 3억원)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박정환(25) 9단의 4강 상대가 바로 셰커 5단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제12회 춘란(春蘭)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우승상금 약 1억6,080만원)에서도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자오천위 6단도 중국의 신예 강자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3억원)에서 16강에 올랐던 자오천위 6단은 앞선 ‘2015 리민배 세계신예바둑최강전’(우승상금 약 7,100만원)에선 4강까지 오른 바 있다.

쉬자양 6단도 경계 대상이다. ‘2017 리민배 세계신예바둑최강전’에서 중국의 1인자인 커제(21) 9단에게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쉬자양 6단은 한ㆍ중ㆍ일 바둑 영재 초청 이벤트 대국으로 벌어졌던 ‘2017 하찬석국수배 영재바둑대회’(우승상금 500만원)에선 1위를 차지했다.

주최국인 일본에선 가장 많은 6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선발전을 통해 본선에 오른 주인공은 무쓰우라 유타(18)ㆍ시바노 도라마루(18) 7단, 야오즈텅(20) 4단, 후지사와 리나(19)ㆍ오니시 류헤이(18) 3단, 세키 고타로(16) 초단이다. 이 가운데 후지사와 리나 3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일한 여자 프로바둑기사로, 한 때 일본 바둑계를 풍미했던 고 후지사와 슈코 9단의 손녀다.

이 밖에 대만의 쉬하오홍 5단과 유럽 대표인 러시아의 안톤 체르니흐 아마 7단, 북미 대표인 미국의 멜리사 카오 아마 5단, 아시아ㆍ오세아니아 대표인 말레이시아의 후 캉 창 아마 7단 등도 참가한다.

전문가들은 1분 초읽기 10회 후 30초 초읽기 1회로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속기전에 능한 우리나라와 중국 대표팀의 맞대결에서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국가대표팀 코치 겸 이번 대회 단장인 박정상 9단(34)은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상 우리나라와 중국 선수들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일 컨디션 조절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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