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지속 땐 사퇴 불가피” 확산
지도부선 “물러날 일 아니다” 고수
“원칙 내세워 대통령 공격하더니”
참여정부 시절 일화 공개 압박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를 놓고 속앓이를 해온 더불어민주당에서 퇴진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연일 불거지는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에 방어막을 치며 엄호하고 있지만, 비판여론이 잦아들지 않을 경우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퍼지는 분위기다.

당의 수도권 중진의원은 11일 “김 원장의 거취 문제는 우리의 심각한 아킬레스건”이라며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상황이 무척 좋지 않아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에 포착된 우원식 원내대표의 휴대폰 문자메시지에는 김두관 의원이 “금감원장 문제 심각합니다. 청와대에…”라며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역을 돌고 있는데 주민들이 김 원장 문제로 많은 염려와 걱정을 하고 있다”며 “민심을 청와대에 잘 전해달라는 의미로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김 원장에게 “잘못된 일이 없다면 단단히 맘먹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당과 청와대도 “김 원장이 물러날 문제는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원장에 대한 논의는 더 없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기 직전 보좌관에게 2,200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법에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김 원장에 대한 퇴진 압력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전날 경실련 등 개혁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참여정부 출신 인사도 비판에 가세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바른미래당 이해성 부산 해운대을 지역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기식 사태를 보면서 노무현을 생각한다”며 2003년 4월 서동구 KBS 사장 임명과 사퇴과정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언론ㆍ시민단체 간담회에서 “일종의 관행과 인정에 따른 사안인 만큼 참여정부가 처음 임명한 방송사 사장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반면 시민단체 대표들은 잔인하리만치 원칙을 내세우며 대통령을 몰아붙였고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하게 공격한 사람이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이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나는 김기식씨를 잘 모른다. 다만 그날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낮은 자세로 호소할 때 반대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김기식씨가 자기에게도 엄격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그날 노무현의 마음을 헤아리고 주변 인물들의 실체를 파악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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