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뜻이 다른 말들이 더러 있다. 그러다 보니 이를 혼동하여 문맥에 맞지 않게 쓰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흔히 혼동하여 쓰는 것으로 ‘늘이다/늘리다’, ‘붙이다/부치다’, ‘마치다/맞히다/맞추다’ 등이 있다.

‘늘이다’와 ‘늘리다’는 모두 ‘늘다’와 관계가 있지만 구체적인 쓰임에서 차이가 있다. ‘늘이다’는 길이와 관련되어서 ‘고무줄을 늘이다’, ‘바짓단을 늘이다’와 같이 쓰인다. 반면 ‘늘리다’는 ‘몸무게를 늘리다’, ‘학생 수를 늘리다’와 같이 양이나 무게 등과 어울려 쓰인다. 만일 고무줄의 개수를 많게 한다는 뜻이라면 ‘고무줄을 늘리다’도 쓸 수 있다.

‘붙이다’와 ‘부치다’는 발음이 같아서 사람들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붙이다’는 ‘붙다’의 사동사로, ‘붙게 하다’의 의미가 있다. 따라서 ‘포스터를 벽에 붙이다’, ‘책상을 벽에 붙이다’, ‘불을 붙이다’와 같이 사용된다. 반면 ‘부치다’는 ‘회의에 안건을 부치다’, ‘편지를 부치다’, ‘힘에 부치다’ 등과 같이 ‘붙다’와 상관 없는 의미로 사용된다.

‘마치다’는 끝을 낸다는 뜻으로 ‘회의를 마치다’, ‘일을 마치다’와 같이 쓰인다. ‘마치다’를 틀리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맞히다’를 ‘맞추다’로 잘못 쓰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맞히다’는 ‘정답을 맞히다’, ‘과녁에 화살을 맞히다’와 같이 ‘맞다’와 관련된 경우에 쓰이며, 유사한 단어로 ‘알아맞히다’도 있다. 흔히 ‘정답을 알아맞춰 보세요’라고 하는데, 이는 ‘정답을 알아맞혀 보세요’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맞추다’는 ‘비교하다, 들어맞게 하다’라는 뜻으로, ‘일정을 맞춰 여행 계획을 짜다’, ‘문짝을 문틀에 맞추다’ 등과 같은 경우에 쓸 수 있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