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된다는 저작권을 선뜻 내놓은 사람들

유명 캘리그라피 아티스트 이상현
고교 은사 권유로 교육 현장에 글자 기부
“급훈, 교재 표지 등 쓰임 많아 뿌듯”
‘지식의 개인 독점’ 문제의식서 출발
사진, 서적 등 자발적 공유 운동 확대

국내 대표적 캘리그라피(손글씨) 아티스트 이상현(43) 작가는 새해 첫날이면 빠짐없이 서울 세종이야기 한글박물관에 나와 동료 작가들과 ‘새해 덕담 써주기’ 행사를 한다. 한글날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예쁜 한글 이름 써주기’ 이벤트도 꾸준히 열고 있다. “자기 이름으로 된 예쁜 캘리그라피 작품을 선물 받으면 다들 깜짝 놀라요. 한글이 이렇게 멋있구나. 내 이름이 너무나 예쁘구나. 캘리그라피 디자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해 드렸더니 명함을 만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룹 동방신기의 2집 앨범 ‘Rising sun 東方神起’(2004), 영화 ‘타짜’ (2006), 드라마 ‘해를 품을 달’(2012) 등 다양한 분야에서 캘리그라피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가장 성공한 캘리그라피 작가로 꼽혀온 그는 저작권 기부의 최일선에 선 유명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국내 대표적 캘리그라피 아티스트인 이상현 작가는 자신이 직접 쓴 글자를 교육 현장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그 저작권을 기부했다. 고영권기자
교실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기부’

저작권이 돈을 의미하는 시대. 잘 키운 ‘저작권’ 하나가 ‘평생 보험’이라는 말이 있듯이 저작권이라 하면 무조건 꼭 붙들고 놓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요즘, 잘 나가는 캘리그라피 작가가 저작권을 남들에게 무상으로 내놓는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힘들다. 이 작가 역시 처음에는 그랬다. 2011년 고교 은사였던 허병두(57) 숭문고 국어 교사로부터 ‘글씨를 기부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적잖이 당황했다.

“가끔 자선 행사에 내놓은 적이 있지만 제 글씨를 누구나 쓸 수 있게 하는 게 적절하냐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선생님께서 교육 현장에서 좋은 글자가 필요하다고 하셨고, 그럼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당시는 사회 곳곳에서 서체를 무단으로 쓰는 문제를 두고 서체 제작 회사들이 초ㆍ중ㆍ고교는 물론 유치원ㆍ어린이집 교사를 상대로 경고장을 보내며 소송 압박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교육현장에 큰 혼란이 일었던 때다.

국내 대표적 캘리그라피 아티스트인 이상현 작가가 자신의 서교동 연구소에서 저작권 공유에 나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이 작가는 교사들이 자유롭게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서체 원본 대신 학교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 문장을 각각 써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허 교사가 대표로 있는 사단법인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시민들)’에 기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독서, 책, 교육, 지식, 사랑, 따뜻함 등 교실에서 주로 쓰이는 낱말에 가장 잘 어울릴 글자체를 따로 만들어 기부하는 식이었다.

허 교사는 “저작권은 보호돼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 도용할 경우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교사들이 다른 사람의 저작권이 있는 글씨체를 이용하는 현실이 부담스러웠다”라며 “이런 가운데 이 작가가 기부한 글자와 단어 서체를 마음껏 내려 받아 쓸 수 있게 해 교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기부한 서체가 교훈, 급훈, 교실 꾸미기 액자, 교사용 지도서 표지 등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제 글씨가 이렇게 쓰임새가 많을 줄 예상하지 못했죠. 좋아하는 일 하며 인정받고 살아왔지만 작가로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습니다.”

이상현 작가와 이상현캘리그라피연구소 연구원들이 헌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한 캘리그라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제공
헌혈 캠페인 위해 적십자사에 작품 기부하기도

이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이상현캘리그라피 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헌혈에 대한 인식 개선과 참여 유도를 이끌기 위해 헌혈 관련 글귀를 캘리그라피로 만들어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 캘리그라피는 헌혈에 참여한 이들에게 주는 헌혈카드, 적십자사가 세계헌혈자의 날에 적십자 등록헌혈회원에게 감사 선물로 지급하는 다이어리와 헌혈카드 등에 쓰이고 있다.

소중한 저작권을 선뜻 내놓는다 하면 주변에서는 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정작 저작권을 기부, 기증 등으로 공유한 이들은 ‘더 많은 것을 얻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남극 사진 들고 릴레이 기증에 동참

사진작가 박규진(44)씨는 지난해 10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사진 213점을 기증했다. 평소 꽃 사진을 전문으로 찍어 온 그는 빙하를 비롯한 남극의 풍경 사진과 펭귄, 웨델해 물범 등 동물 사진을 내놓았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남극의 식생과 생태를 담은 사진들을 한꺼번에 기증한 이채로운 사례였다.

15년전 연구원 신분으로 남극세종기지로 탐사활동을 갔던 시절 찍었던 남극 사진의 저작권을 기증한 박규진씨가 남극 빙하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대전=박상준기자

대학에서 생물교육학을 그가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된 운명의 터닝포인트는 지난 2003년 여름 한국해양연구원 소속 연구원 자격으로 남극 세종기지에서 파견 근무를 할 때였다. 당시 연구 자료 취재를 위해 사 들고 간 300만 화소의 작은 카메라가 변화의 출발점이었다. “사진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었어요. 연구 목적으로 필요할 것 같아 카메라를 장만했죠. 남극의 토양과 바다에서 미생물을 확보하는 게 제 역할이었는데 매일 기지에서 펭귄 마을을 오가며 경이로운 풍경과 동물들을 그냥 지나치기가 힘들었어요. 열심히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죠.”

처음엔 남들이 자신 사진 퍼나르는 보고 실망

한국으로 돌아올 때 카메라와 노트북 용량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연구용 사진을 제외하고는 남극 사진은 수십 장밖에 가져오지 못했다. 대신 그는 귀국 후 연구원이라는 직업 대신 사진가의 길을 선택했고, 2008년 독립 사업체를 열었다. 그는 꽃 사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꽃은 길어야 몇 달 피고 져버리지만, 사진으로 담으면 늘 볼 수 있죠. 꽃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데 제가 좋아하는 사진으로 찍을 수 있으니 더없이 기뻤죠.” 그는 더욱 많은 사람과 꽃 사진에 담긴 사연을 나누고 싶어 ‘허밍’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해 왔다.

그림 2저작권을 기증, 기부하는 절차. 강준구 기자

박씨는 지난해 우연히 전국 사진작가들이 ‘릴레이 저작권 기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했다. 사실 그는 저작권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다. “꽃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 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이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퍼지는 걸 보고 실망했습니다. 심지어 상업적으로 쓰이고 있는 경우도 봤고요. 주변 동호회 회원들이나 다른 작가들도 이런 경험이 정말 많죠.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하니 차라리 제 사진이 좀 더 널리 이롭게 쓰이게 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저작권 기증에 참여하기로 했죠.”

사진 기부하니 꽃 사진 책 내야겠다는 마음 생겨

박씨는 아예 상업적 유통을 비롯해 모든 사용 목적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남들은 아등바등 저작권 등록에 집착하는 가운데 어째서 이를 기증하느냐고 의아해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씨는 보다 많은 사람이 사진을 즐기도록 하고 스스로 창작 활동에 더욱 분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작권 기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품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동기가 생겼어요. 사진 작업을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됐고요.” 박씨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바탕으로 꽃 사진 찍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을 내는 목표도 새롭게 세웠다.

지식 재생산 위해 대학교재 전자책으로 만들어 배포

지식을 나누기 위한 저작권 공유 활동도 있다. 대학 교재의 저작권을 기부하자는 ‘빅북(Big book) 운동’이 사례이다. 책을 쓴 이가 저작권을 기부한 뒤 이를 전자책 형태로 만들어 온라인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부산대 조영복 교수가 사회적기업연구원에서 빅북운동의 결과물로 저작권이 공유된 대학 교재를 펼쳐 놓고 설명하고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2012년 시작된 이 운동에는 지금까지 대학교수 30여명이 참여해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수학, 통계학 등 원론서, 개론서 위주로 대학 교재 50여권을 파일 형태로 만들어 전용 홈페이지(Bigbook.or.kr)에 제공하고 있다.

운동을 처음 제안한 조영복(61) 부산대 교수는 “지식이 개인은 물론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식 경영 시대에 지식은 어느 개인이 독점해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 나는 상황에서 지식을 풍부하게 만들려면 다양한 이들이 서로 고민을 나누며 살을 붙이는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지식의 재생산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대학 교재는 너무 비싸 접근이 어렵죠. 모든 책의 저작권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개론ㆍ원론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재 시장은 고비용 저효율로 ‘실패’

조 교수는 대학 교재 시장이 실패했다는 진단도 내렸다. 학생들은 가격 대비 낮은 보관 가치 탓에 구입을 꺼리는 데다 높은 초기 투자 및 재고 비용이 부담스러워 출판사 입장에서도 좋은 상품이 아니라는 것. 교수들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에 출판된 책이 다 팔리지 않으면 새로운 지식을 개정판에 담기 어렵고 인세로 받는 저작료도 저렴하다. 말 그대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굳어진 시장이다.

빅북운동본부는 ‘저작권 공유형 교재’를 직접 만들고 있다. 현대차 그룹 정몽구 재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전국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교재 작성료를 지급하고 ‘온드림 빅북’라는 이름의 교재 7권을 만들어 파일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게 하고, 종이책은 할인된 가격에 서점에서 판매했다.

수학 교재 만들어 해외 한인 학교에 기증

특히 초등학교 수학 학습서 ‘행복 수학’ 12권을 함께 만들었다. 해외 한국 학생들이 교과서는 어떻게든 구하더라도 참고서를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학 선생님들을 초빙해서 1년 동안 작업을 거쳐 학년별 교재를 꾸몄다. 가장 먼저 재일동포 4세들이 다니는 일본 오사카(大阪) 한국학교 금강학원에 종이책과 파일을 제공했다.

조 교수는 저작권 공유가 시민사회 차원의 자산기부 운동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 출판사 등 저작권을 둘러싼 이해 당사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정부나 관계기관이 나서기 쉽지 않죠. 해외에서도 저작권 공유가 주로 민간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시민에게 저작권 공유의 좋은 점 알리는 교사들

시민과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저작권 공유의 저변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청소년 독서 문화 활성화를 위한 시민 모임 ‘책따세’가 펼치고 있는 ‘카피기프트(Copy Gift)’ 캠페인도 그 중 하나다.

지난달 경기 부천시에서는 특별한 기부행사가 열렸다. 시가 지난해 동아시아 최초의 유네스코 창의(문학) 도시 선정을 위해 진행한 ‘1인(人) 1저(著) 부천형 책 쓰기’에 참여한 30~60대 시민 작가 18명이 직접 쓴 시, 소설, 에세이 등에 대한 저작권을 부천시에 기부한 것. 이들 책에는 ‘교육 등 공적인 목적이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영리ㆍ상업적으로 쓰려면 부천시와 저자의 서면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민 작가들의 책 쓰기 교육을 담당했던 책따세의 허병두 교사는 1인 1저 책 쓰기는 시작부터 달랐다고 강조했다. “보통 책을 쓰는 방법만 가르치지만 부천 시민들은 처음부터 저작권과 공유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했습니다. 흔히 세계 책의 날이라고 알고 있는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입니다. 책과 저작권은 뗄 수 없는 관계죠.” 자신이 공유한 저작권이 사회에 어떻게 쓰일 수 있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를 배운 시민 작가들은 흔쾌히 저작권 기부에 나섰다.

사단법인 ‘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시민들(책따세)’ 회원들은 10년 전부터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저작권 공유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책따세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의 한글카페 ‘더나더나’에서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저작권 기부 전자책은 어르신들, 다문화 가정에 큰 도움

2007년부터 저작권 공유 운동을 펼쳐 온 책따세는 그동안 국내 유명 저자 90여명으로부터 ‘1저자 1저서’의 저작권을 기부받아 이 중 44권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상업적 목적을 제외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충북 제천시에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학교로부터 고맙다는 연락이 왔어요. 전자책으로 만들어 글자를 크게 해서 마음껏 볼 수 있다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신다는 겁니다. 다문화 가정 부모, 외국인 노동자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유명 저자의 책을 이렇게 봐도 되는 것이냐’고 되물을 정도니까요.”

책따세는 2016년 ‘책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 공모전을 열면서 저작권 공유를 참가 조건으로 제시했다. 공모전에서 참여자들은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관심 있는 지역을 다룬 책,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료를 조사한 다음 이를 토대로 마치 여행을 간 듯 가상의 여행기를 써 경쟁을 했다. 책따세는 학생, 군인, 직장인 등 118명이 써낸 글을 모아 일반에 무료공개하기 위해 전자책으로 만들었다.

학교에서 저작권 배우면 공유 효과 커져

허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저작권과 저작권 공유에 대해 올바르게 배우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과 과정에서 저작권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니 학생들이 저작권 관련 작은 실수로도 사법 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아요. 저작권이 많은 쓰임새를 가지고 있고 이를 잘 공유하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잘 모르죠.”

사단법인 ‘책따세(책으로따뜻한세상만드는시민들)’가 시민, 학생들에게 저작권 공유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만든 홍보 포스터. 이 포스터는 용인의 한 고등학생이 직접 만들어 책따세에 기부했다. 책따세 제공

책따세는 청소년들이 책읽기, 글쓰기와 함께 저작권 공유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 허 교사로부터 저작권 공유를 배운 학생들은 각자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저작권 공유의 선순환 효과라 할 수 있다. 숭문고 2학년 이과반 학생 43명이 ‘나만의 책 쓰기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저자로 참여한 ‘낙없고 서럽고 열받는 전국의 중고딩을 위한 낙서책’ 1, 2권의 저작권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기증했다. 이 책은 국가기증 공유저작물 제56호에 등록이 돼 있다. 학생들이 저작권을 공유한 첫 사례로 화제를 모은 이 책은 이후 태국인 교사들의 참여로 태국어 번역판이 만들어졌고, 중고생과 대학생들의 재능 기부가 이어져 일본어, 중국어, 영어 번역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또 숭문고 ‘사람책’ 봉사활동 팀에 속한 13명의 학생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9가지 덕목’을 중요 키워드로 정하고 쓴 책 ‘꿈꾸는 청춘은 내일이 다르다’의 인세 전액을 독서 소외 계층을 위해 쓰이도록 기부했다.

캘리그라피 작가 이상현씨가 한국일보의 저작권 공유 기획을 위해 쓴 ‘저작권 나눠요’. 이상현씨 제공
“우리는 거인 어깨 위에 서있는 난쟁이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는 난쟁이”라는 말이 있다. 근대 이론과학의 선구자 아이작 뉴턴의 말로 알려졌는데, 지금 우리가 이만큼의 정보와 지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과거 사람들이 차곡차곡 쌓아 놓은 지식이 바탕을 이뤘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내가 쓴 책, 작곡한 노래, 만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이들 모두 나만의 것이라고 벽을 둘러 품어야 할지,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게 그 벽을 허물어야 할지를 고민할 때다.

대전=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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