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시 확대 등 정책 오락가락
어느쪽 결정 나도 찬반 진통 클 듯
수능 절대평가 전환땐 자격고사 돼
수시ㆍ정시 시기 통합 여부도 주목
최종안은 여론 반영해 8월 발표
세종시 교육부 청사 전경. 연합뉴스

올해 중3에게 적용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 시안이 11일 공개된다. 8월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내놓을 최종안에 앞서 교육부가 마련한 큰 틀의 개편 방향이다. 예고된 일정에 따른 것이긴 한데, 시기가 영 좋지 않다. 수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정시 확대 요구 등 교육당국의 오락가락 정책으로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교육부는 6일 5개월 동안 전문가 연구와 각계 의견수렴을 통해 준비한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교육회의에 넘길 개편안 작성 작업을 완료했으며 당청 조율을 거쳐 11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입제도 개편은 지난해 8월 수능 절대평가 확대 방침을 밝힌 교육부 발표에서 시작됐다. 당시 올해 고1부터 2015년 교육과정 개정이 적용되면서 수능 절대평가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 교육 당국의 구상이었으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시행을 1년 유예했다. 이에 정부는 이 참에 절대평가 확대는 물론, ‘금수저 전형’ 논란에 휩싸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 등 종합적인 대입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보고 중ㆍ장기 교육정책을 다룰 국가교육회의에 맡겼다.

그래픽=박구원기자

국가교육회의에 전달할 교육부 시안은 현 정부의 대입정책 기본 목표인 ‘전형 단순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학별로 복잡하게 짜인 전형을 누구나 알기 쉽게 간소화해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교육 철학에 따른 것이다. 대표적 방안이 수시ㆍ정시 모집시기 통합이다. 수시와 정시를 함께 실시하면 학생부, 수능, 내신 등 전형요소별로 신입생을 뽑고 파행을 겪는 3학년 2학기 수업도 정상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근거이다.

수능 평가방식에 어느 정도 손을 대느냐도 중요 쟁점이다. 상대평가 위주인 현행 방식을 유지할 경우 수능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지만, 전면 절대평가로 바뀌면 자격고사로 전락하면서 수험생마다 득실 차이가 크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시안에서는 4과목 절대평가(1안)와 전 과목 절대평가(2안) 등 두 가지안이 제시된 바 있다. 다만 각각 사교육 유발과 공교육 황폐화 비판에 직면한 논술ㆍ특기자전형과 수능-한국교육방송(EBS) 연계 출제는 비중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시안 공개 수위다. 교육부는 원래 지난달 말 시안을 공표하기로 했으나 전체를 공개할지 말지, 개편 방향성과 내용 범위 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다 발표 시기를 연기했다. 수능 강화-약화, 학종 존치-폐지, 정시ㆍ수시 비율 조정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찬반 여론이 그만큼 팽팽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방향성이 전혀 다른 수시 수능 최저기준 폐지(수능 약화) 및 정시 확대 요구(수능 강화)가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 시안 자체가 ‘판도라의 상자’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이날 비공개로 열린 당정청 회동에서도 신입생 선발이 수시ㆍ정시 어느 한 쪽에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을 뿐, 세부 개편안 내용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교육부가 구체적인 방향성을 언급하지 않고 분야별 예상 시나리오 등 얼개만 밝힌 후 상세 방안은 국가교육회의로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능과 더불어 대입제도의 또 다른 주요 축인 학생부 개편은 대국민 여론 수렴 창구인 정책숙려제에 맡겨졌는데, 교육부는 이날 무작위로 선발한 시민정책참여단 100명에게 학생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의견을 물어 개선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안이 3개월의 숙려 기간을 거쳐 6월 말이나 7월 초에 공개되는 점을 감안할 때 국가교육회의가 국민 여론을 담아 8월까지 대입 종합 개선안을 내놓으려면 시간이 빠듯할 수밖에 없다. 어떤 결론이 나와도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올 거라는 우려도 크다. 서울 A사립대 입학처장은 “학생부는 학종의 핵심 평가요소이고 대입 전형에서 수능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어 한 달여 안에 정교하게 정책을 조정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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