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5> 박범영 다음 재테크카페 ‘텐인텐’ 대표

회원 80만명 재테크 카페 운영
16억원대 강남 아파트라도
월세 600만원 돼야 연 5% 수익
개인연금 들고 일정 소득은 유지
주식ㆍ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를
박범영 다음 재테크 카페 '텐인텐' 대표는 지난달 2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똘똘한 집 한 채'로 불리는 강남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저평가된 땅을 찾아 주택이나 상가를 지으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주식, 근로소득 등으로 현금 나오는 '파이프'를 다양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효진기자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사회적 화두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법정 근로시간 단축’(주당 68→52시간)으로 가뜩이나 적은 월급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 두려운 게 사실이다. 이처럼 돈에 묶여 일희일비하는 직장인의 삶이 싫어 10년간 자산 10억원을 모은 뒤 마흔이 되기 전 은퇴(2008년 말)를 감행한 이가 있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텐인텐’(맞벌이 부부 10년 안에 10억 모으기)을 개설해 전국 최대 재테크 모임(회원 80만명)으로 키운 박범영(47)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현재 1년 52주 가운데 40주는 재테크 강의(일주일에 두 번)를 하고, 나머지 12주는 가족 또는 홀로 여행을 하는 등 시간적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강의 역시 1년치 일정을 연초 마다 박씨가 한꺼번에 짜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진정한 자유인이 된 박씨는 지난달 21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진짜 부자가 되려면 자산의 5% 정도는 매년 현금으로 들어오게 안정적으로 돈을 굴리는 운용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포트폴리오가 근로ㆍ금융ㆍ사업소득 등으로 고루 분산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또는 주식에 ‘몰빵’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뜻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10년 안에 10억원은 어떻게 모았나.

“투자의 기본은 절약이다. 1998년 신한카드(옛 LG카드)에 입사하고, 이듬해 교사인 아내와 결혼했다. 당시 둘의 월급이 350만원이었는데 이중 70%(250만원)를 저축했다. 한달 용돈이 부부 합산 20만원에 불과했다. 카드사에 다녔지만 신용카드는 만들지 않고 체크카드 딱 한 장만 썼다. 이렇게 모은 현금과 일부 주식투자로 번 돈이 10년간 합쳐 3억원 정도였고, 살고 있는 주택의 가치가 올라 7억원을 넘었다. 주택의 경우 신혼 때 일산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를 9,700만원에 사서 2005년 1억 6,000만원에 팔았고, 그 해 경기 운정신도시에서 땅을 사서 3억 8,000만원을 들여 전용면적 221㎡ 규모의 단독주택을 지어 살았다. 그 집이 (은퇴 시기인) 2008년 말 8억원 가까이 된 것이다. 자산 10억원의 대부분이 집값이라 당시엔 안정적 재무구조라고 할 수는 없었다. 2009년 1월 은퇴 후 이 집을 팔고 같은 지역에서 전용면적 148㎡인 주택으로 옮겨 지금껏 살고 있다.”

-현재 투자 수익 구조는.

“근로소득, 노후를 위한 개인연금, 부동산, 주식 등 4개의 ‘파이프’를 두고 있다. 연금은 향후 월 350만원 정도 들어오도록 돈을 붓고 있다. 일단 현재는 3개 파이프에서 현금이 들어온다. 매달 강의로 버는 소득이 500만~600만원(아내와 합치면 월 1,000만원)이고 그 외 2개 상가에서 월세로 1,000만원, 주식 배당 및 시세차익으로 월세를 뛰어넘는 수익을 얻고 있다. 그렇게 매달 평균 3,000만원이 들어온다. 자산을 불려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자산의 연 5% 정도는 정기적으로 현금화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소액이라도 일정 소득이 있는 게 좋다. 나는 그게 강의 활동이다. 또 주식과 부동산 투자를 골고루 꾸준히 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주식 또는 부동산 한쪽으로 몰아 넣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주식은 수익이 좋아도 변동성이 크고, 돈을 모조리 잃을 수도 있다. 부동산의 경우 현재 서민들의 투자는 비싼 전세를 낀 ‘갭투자’와 ‘버블’(거품)에 기댄 측면이 크다. 부동산 투자도 너무 아파트에만 쏠려 있다.”

-그럼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하고 있나.

“일단 아파트는 거품이 심하고 투자 대비 수익도 적어 절대 사지 않는다. 흔히 강남 아파트를 ‘똘똘한 한 채’라고 말하고 손해 안 보는 투자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호가(부르는 값)만 높지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없는 허상에 불과하다. 가령 16억원짜리 강남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 뭐하나. 연 5% 수익(8,000만원)에 도달하려면 월세가 600만원은 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200만원 받기도 힘들다. 남의 돈을 지렛대 삼는 갭투자도 선호하지 않는다. 집을 20, 30채 갖고 있어도 전세를 낀 갭투자, 은행 대출에 상당 부분 의존한 투자는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나는 부동산을 많이 갖고 있지 않다. 상가만 2개 있는데, 2006년 경기 파주 문산에서 1층 상가(식당ㆍ월세 300만원)를 샀고, 2013년 운정신도시에서는 주식으로 번 돈 2억원을 종잣돈 삼아 4억 5,000만원에 건물을 산 뒤 5억원을 들여 4층짜리 상가주택으로 다시 지었다. 1층 상가, 2~4층은 원룸과 투룸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감정평가상 7억원 정도니 월세 수익률이 매우 높은 구조다.”

-부동산 투자 시 고려할 점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36만명을 밑돌 정도로 저출산이 심각하다. 1인 가족 비율은 2000년 초반 10%대에서 현재 27%까지 치솟았다. 이런 나라에서 아파트를 끊임없이 짓고 공급하고 있다. 인구가 급격히 줄고 초핵가족화로 가면 반드시 한계가 올 것이다. 운정신도시만 해도 2003년 사업 초기 25만명의 인구 이주 계획을 잡고 아파트만 7만2,000가구를 지었다. 단독주택은 4,000가구 밖에 안 된다. 하지만 신도시에도 이 지역으로 발령받은 교사 등 1인 가족이 많다. 본인 소유의 비싼 아파트는 세를 주고 작은 집에서 사는 사람도 많다. 이런 수요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신도시에도 많은데 정부가 예측을 잘못한 것이다. 이런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신도시에서 저렴하게 땅을 구입해 상가주택을 지은 것인데, 수요가 많아 공실 걱정이 없다. 아파트만 집중돼 있는 신도시엔 1인 가구를 위한 다세대 주택이 부족하다. 이런 곳에서 땅을 사서 상가나 주택을 짓는 걸 권한다.”

-주식 투자의 노하우는.

“‘이 종목이 뜬다’ 같은 풍문에 휩쓸리지 않고 투자할 회사를 공부한 뒤 확신이 서면 철저히 가치 투자를 한다. 때문에 수익률의 단기간 오르내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정말 인내심이 필요하다. 가령 카드사를 다니던 2004년 당시 금융IC칩이 향후 대세가 될 것이란 판단 하에 신용카드 금융IC칩을 만드는 ‘코나아이’ 중소기업에 1억원을 투자했다. 원금이 한때 2,000만원대로 떨어졌지만 IC칩 기술의 경쟁력을 믿고 주식을 팔지 않았다. 8년 기다림 끝에 원금 외에 2억 3,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단타’매매를 노렸다면 과감한 투자도 못했을 것이고, 큰 수익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은 딱 한 종목만 가지고 있다. 2013년에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LG전자를 2억5,000만원(2,900주)에 샀는데 5년이 지난 현재 4억5,000만원 정도가 됐다. 5억원이 되면 팔고 현금으로 갖고 있으려고 한다. 거품 논란, 정부 규제 정책 등으로 인해 몇 년 안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이 자금으로 땅을 살 생각이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