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민들이 29일 우에노공원에 만개한 벚꽃 구경을 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평년보다 일찍 만개한 벚꽃 탓에 꽃놀이 대목을 노렸던 일본 상인들과 여행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도쿄 도심에 때이른 더위로 벚꽃이 평년보다 열흘이나 서둘러 만개한 나머지 꽃놀이 투어를 예약했던 관광객들의 일정 변경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나카메구로의 모토하시 타케아키(本橋健明) 나카메구로역전상점가 진흥조합 이사장은 “벚꽃 축제 당일은 이미 만개를 지나 어린 잎이 난 벚나무가 될지도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약 800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진 메구로강 주변은 3월말 절정을 맞아 최근 연일 20만명 이상의 상춘객들이 찾는 명소다. 문제는 올해 나카메구로 벚꽃 축제일은 4월 8일이라는 점. 그는 “1년 동안 준비한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참가자들이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구로강 꽂놀이 크루즈를 운영하는 업체에는 예약 손님들로부터 일정을 앞당겨 달라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크루즈 운영 기간인 3월 23일~4월 15일 중 후반부에 예약한 고객들이 일정을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에도 개화 시기가 빨라, 2014년에는 크루즈 개시일을 5일 앞당겼으나 올해는 이보다 하루를 앞당겼다. 업체 관계자는 “4월 1일까지 만석 상태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30일 기상청의 데이터를 인용해 도쿄 도심의 개화일은 1950년대 평균 3월 27일에서 2010년대에는 3월 23일로 나흘이 앞당겨졌다고 전했다. 나고야는 엿새, 오사카는 나흘, 후쿠오카는 일주일 정도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등 전국적으로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후쿠오카성 주변 마이츠루공원도 올해 ‘후쿠오카성 벚꽂 축제’의 야간조명 시기를 닷새 앞당겨 24일 시작했다. 공원의 벚꽂이 만개했음에도 축제에 참가하는 일부 포장마차는 오픈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 후쿠오카시 관계자는 “만개 시기에 맞추고 싶었으나 예상 외로 개화 시기가 빨라져 포장마차와 이동유원지를 섭외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토 히사노리(伊藤久徳) 규슈대학 명예교수는 “개화가 빨라지는 것은 지구 온난화가 원인 중 하나”라며 “온난화가 계속 진행되면 같은 나무더라도 일제히 개화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활짝 핀 벚꽃을 즐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도쿄=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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