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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분쟁지역] 콩고민주공화국 꺼지지 않는 내전의 불씨

입력
2018.03.30 18: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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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탄 등 풍부한 자원 ‘약탈’ 위해 인접국가들이 갈등 부채질

콜탄 매장지 동부에 이웃한

르완다·우간다가 자원 눈독

반군들과 연계해 내전 장기화

콜탄 생산하지 않는 르완다가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르기도

과거보단 분쟁 작아졌지만

자원 필요한 서구 국가들 입김

17년 독재로 정치 안정도 요원

부상을 입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 소속 병사들이 지난달 19일 북부 키부주 킴바우 인근 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올 초 무장단체인 동맹민주군(ADF) 등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섰다. 로이터 연합뉴스
부상을 입은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 소속 병사들이 지난달 19일 북부 키부주 킴바우 인근 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는 올 초 무장단체인 동맹민주군(ADF) 등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섰다. 로이터 연합뉴스

‘왜 콩고민주공화국은 내전으로 고통을 받고, 저발전 상태에 머물고 있을까.’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해 수단,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풍부한 자원을 가졌지만 오히려 ‘자원의 저주’를 받으며 오랫동안 내전을 겪어 왔다. 이들 국가에서 채굴되는 다이아몬드와 금, 주석, 콜탄, 목재 등 다양한 광물은 정부와 반군이 무기를 사는데 사용되거나 개인의 축재로 이용됐다.

르완다는 2013년 콜탄으로 알려진 탄탈륨 수출이 전세계 생산량의 28%를 차지, 2014년 단일국가로는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2015년 1월 폴 카가메 대통령이 르완다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콜탄을 훔치지 않았으며, 언제든지 국제사회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콜탄이 전혀 생산되지 않았던 르완다가 최대의 수출국으로 부상한 것은 콩고민주공화국 키부 지역의 콜탄이 밀반입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구상 콜탄의 70~80% 가량이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지역인 키부 지역에 주로 매장돼 있는데, 이 지역은 내전으로 콩고민주공화국의 통치력이 잘 미치지 못하는 곳이다.

2004년부터 키부 지역에서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군, 투치족이 중심이 된 국민방위민족회의(CNDP)와 후투족이 중심이 된 르완다해방민주세력(FDLR) 간 분쟁이 진행 중이다. 물론 키부의 자원 때문이었다. 2009년 이후 CNDP는 2014년 FDLR이 해체되고 콩고민주공화국 정규군으로 통합됐다. 하지만 2012년 CNDP 잔당 중 일부가 정규군에 통합된 2009년 3월23일을 기해 M23이라는 무장조직을 만들어 동부 지역은 다시 불안정한 상황이 됐다. M23은 2009년 콩고민주공화국 정부가 약속한 평화조약을 이행하지 않고 투치족을 차별하고 있다고 반발했고, 콩고민주공화국은 르완다가 M23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르완다가 동부지역 지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M23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3년 적극적인 유엔의 중재와 유엔평화유지군 콩고민주공화국 감시단(MONUSCOㆍ2010년 MONUC에서 명칭변경)의 개입, 그리고 M23의 내부 갈등으로 2013년 말 M23은 해체됐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니아에 있는 실향민을 위한 캠프가 지난달 17일 공격을 피해 대피한 이들로 가득하다. AP 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부니아에 있는 실향민을 위한 캠프가 지난달 17일 공격을 피해 대피한 이들로 가득하다. AP 연합뉴스

현재 동부 지역은 공식적으로 우간다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동맹민주군(ADF)만이 무장단체로 활동하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선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역사적으로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은 국내 문제와 함께 이웃한 르완다와 우간다의 정치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대표적인 지역분쟁인 까닭이다.

특히 르완다 독립을 전후로 하는 1959년부터 1963년 사이에 벌어진 정치적 불안정, 그리고 1994년 발생한 인종학살은 투치족과 후투족의 난민을 발생시켰고, 이들이 콩고민주공화국의 동부 지역에 정착하면서 동부는 내전의 중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르완다와 우간다는 자원을 확보하고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통치력이 미치지 못하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지역의 후투 및 투치 반군 세력과 연결해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을 확대시켜왔다.

서구 국가들이 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콩고민주공화국의 민주주의와 정치적 안정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내전이 종식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필자가 만난 킨샤사 국립대의 한 교수는 “서구 국가들이 결코 콩고민주공화국의 안정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프리카의 자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나라는 선진 국가로 이는 ‘새로운 아프리카 쟁탈전’, 또는 ‘자원 식민주의’로 회자되고 있다. 한 예로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것 중 60%는 자원이다.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이 종식되려면 정치적 안정과 민주주의 정착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부 지역에 대한 통치권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반군 세력이 모두 진압되었다곤 하지만, 자원 확보와 지역 주도권을 잡으려는 이웃 국가의 영향력이 언제든지 콩고민주공화국을 내전으로 몰고 갈 수 있다.

2011년 11월 대선 당시 투표소를 찾은 조셉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킨샤샤=AP 연합뉴스
2011년 11월 대선 당시 투표소를 찾은 조셉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킨샤샤=AP 연합뉴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의 정치상황은 급격한 정치변동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었다. 두 차례 연임을 한 조셉 카빌라 현 대통령은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3선을 할 수 없지만, 2016년 11월 예정돼 있던 선거를 치르지 않고 계속해서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 2001년 집권을 시작해 17년째 장기 집권 중인 것이다. 올 초 카빌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지만, 카빌라 대통령은 정치적 불안정과 동부 지역의 내전을 이용해 집권 연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내전이 자원과 이웃하고 있는 국가의 주도권 확보와 긴밀하게 연관돼 복잡하게 전개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광수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HK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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