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財)야의 고수를 찾아서] <4> 백원기 선한투자연구소 대표

부동산 투자 ‘교과서’ 여럿 출간

매매 2억원 이하 빌라, 오피스텔

전세가율 85% 이상인 곳에 집중

백원기 선한투자연구소 대표는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투자는 지금은 저평가돼 있더라도 앞으로 오를 만한 ‘가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의 소형 주거용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다. 대출 없이 20년 간 팔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 강남에 투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핵심 일자리’가 느는 곳이 어딘지 아는 것이다.”

백원기(49) 선한투자연구소 대표는 지난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백 대표가 쓴 부동산 서적들은 투자자들에겐 ‘교과서’로 불린다. 2007년부터 2년간 투자 경험을 정리해 2009년 출간한 ‘노후를 위해 집을 저축하라’는 절판된 후 가치가 더 올라 중고 서점에서 10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불법으로 복사한 책이 나돌기도 했고, 공공도서관에서 곧잘 분실되는 책으로도 유명했다. 2016년 재개정해 출간한 ‘노후를 위해 집을 이용하라’도 부동산 베스트셀러가 됐다.

대학에서 의류직물학을 전공한 백 대표는 1999년 전공을 살려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자 2003년 지방의 한 회사에 취직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위험(리스크)이 큰 사업가 대신 자산가가 되자”고 결심한 그는 2004년 하반기부터 2년 넘게 부동산 관련 저자 강연회에 참석하거나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며 부동산 공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서적만 200권 넘게 정독했다.

이렇게 회사를 다니며 모은 자금 5,000만원과 전세보증금 등 2억원의 종자돈으로 2007년부터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장만하다 보니 한 채 구입에 실제로 들어 간 돈은 1,000만~3,000만원에 불과했다. 주로 서울 송파구의 빌라, 경기 분당구의 오피스텔 등 매매가가 2억원을 넘지 않고, 전세가율이 85% 이상이면서 미래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겨냥했다. 백 대표는 “저평가 됐지만 향후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곳, 특히 소형 주택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ㆍ경기 지역에 10채 이상의 아파트와 빌라, 상가 등 총 20여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스스로를 ‘부동산 투자자’보다는 ‘입지분석가’라고 부르는 백 대표에게 현실적인 부동산 투자 방법과 전망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소형 부동산인가.

“많은 부동산 재테크 강연에서는 ‘이 아파트를 사면 10억원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경우 대부분 최소 투자금도 수억원이 필요하다. 서민들은 쉽게 모으기 힘든 액수다. 그러나 소형 부동산은 사람들이 1,2년이면 모을 수 있는 1,000만~5,000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다. 빠른 고령화ㆍ1인 및 미혼 가구 증가에 따라 관리 및 유지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주택에 대한 선호도 늘고 있다. 아무리 커도 33평, 통상 23평 아래 부동산을 추천한다.”

-일본처럼 인구 감소가 부동산 폭락을 불러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숲을 보면서 나무는 보지 못하는 소리다. 부동산 투자의 기본은 부동산 가격 폭락에도 견딜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인구의 감소나 현재 집값이 얼마인지가 아니라 ‘핵심 일자리가 느는 곳이 어디냐’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외곽에선 빈집이 속출했지만 도쿄 등 대도시 중심의 소형 부동산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 때 ‘2005년경이 되면 학생 수보다 대학 정원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어 사교육이 망할 것’이란 주장이 나온 적이 있다. 그러나 수험생 수가 줄어들고 지방 대학은 폐교하는 곳까지 생겼지만 서울대 등 명문대에 들어가는 건 여전히 어렵다. 부동산도 같은 맥락이다. 인구수가 줄어든다고 해도 사람이 몰리는 곳은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 없다.”

-최근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많다.

“과거 부동산 규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나타나는 ‘평균의 함정’일 뿐이다. 정부의 규제에도 일자리 많은 곳은 실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 ‘당분간 부동산을 구입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의 말도 일부만 맞는다. 그건 지방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다. 서울과 광역시와 1기 신도시 외에는 투자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 부동산 투자는 (값이) 오를 곳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것이지 종합주가지수처럼 전반적인 시장 동향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

-그럼 부동산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소형 부동산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식으로 투자하면 가격상승과 전세 상승분을 얻을 수 있다.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갭(gap)투자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 부동산 투자의 진정한 목적은 장기투자를 통한 담보가치 상승이기 때문이다. 투자와 투기를 나누는 기준은 ‘투자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2007년 투자를 시작한 후 당시 매입한 부동산의 대부분을 10년이 넘는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 일자리가 있어 전셋값이 상승할만한 지역을 찾는 것도 핵심이다. 투자 지역의 입주 물량도 적어야 한다.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전세가 하락 우려가 있다.”

-일자리와 입주물량 등을 고려할 때 주목해야 할 지역은.

“서울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일자리는 많은 반면 (새로 입주할) 땅은 없어서 입주물량 폭탄이 터지기 어렵다. 일자리 등 측면에서 추천하는 지역은 서울 당산과 용산이다. 이 곳의 아파트, 단독주택, 원룸, 빌라 등 소형 주거용 부동산을 추천한다. 특히 당산역은 2호선과 9호선을 이용해 서울에서도 주요 일자리가 몰려있는 강남, 시청, 여의도까지 20~30분이면 갈 수 있다. 이런 지역은 부동산 위기가 온다고 해도 가격이 떨어지진 않는다.”

-성공적 투자를 하려면.

“입지 분석이 중요하다. 특정 지역의 인구 유입과 유출 양을 살핀다면 앞으로의 수요 증감을 파악할 수 있고, 유입ㆍ유출되는 사람들의 유형을 연구하면 이들이 어떤 것을 선호하는지도 알 수 있다. 공부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 모두 훌륭한 투자자이지만 서로 투자법이 다르듯 개개인의 투자 방법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스스로 공부를 통해 부동산에 대한 다양한 분석 기술을 갖추고 실전 경험을 쌓으면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