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직권남용 혐의 등 확인 예정
김윤옥은 비공개로 조사 진행
MB, 구치소 첫 주말 맞아
가족들과 10여분간 면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구속 전 마직막 인사를 하고 있다.배우한 기자

검찰이 26일 이명박(MB) 전 대통령 구속수감 후 첫 옥중 조사를 시작한다. 구속영장 발부라는 1차 관문을 돌파한 검찰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 대한 보강과 함께 추가 혐의 조사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26일 오후 2시 서울동부구치소 조사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방문 조사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전직 대통령이 호송차에 이끌려 검찰청사를 드나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호 등 안전 문제가 크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1년 전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뒤 3일간 휴식 기간 후 5차례 방문조사를 하고 재판에 넘겼다.

이번 ‘옥중조사’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관련 의혹을 파헤쳐 온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 신봉수 부장검사가 담당한다. 신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 때 이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고, 22일 발부된 구속영장도 직접 집행했다.

신 부장검사는 관련 의혹들의 출발점이 되는 다스 실소유주 문제를 추궁하며 포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및 관계사를 통해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와 다스의 미국 소송에 공무원을 동원한 혐의(직권남용) 관련 기초사실들을 하나하나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번 소환조사 땐 이 전 대통령 입장을 들었다면 이번엔 구체적 자료 제시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다스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에 용역을 맡기며 2억6,000만원을 준 혐의(뇌물)나, ‘금고지기’ 이영배, 이병모씨가 저지른 비자금 조성 혐의(횡령 및 배임) 등 신 부장검사가 조사 중인 이 전 대통령의 추가 혐의들을 캐물을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조사는 받겠지만 ‘검찰 소환 당시 질문한 내용을 다시 묻는 것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4일 검찰 소환 때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질문에 “내 소유가 아니고, 경영에도 개입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던 이 전 대통령이 신 부장검사와 다시 한번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진행에 따라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조사 거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각종 혐의에 연루된 김윤옥 여사에 대해서도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는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부터 10만달러,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억5,000만원을 전달 받고, 다스 법인카드로 4억여원을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여사의 심적 안정 등을 고려해 당장 조사에 들어가지는 않을 예정이나 이 전 대통령 구속만기인 다음달 10일까지는 김 여사를 상대로 비공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구치소에서의 첫 주말을 맞이한 이 전 대통령은 24일 둘째 딸 승연씨 등 가족 3명과 10여분간 면회를 진행한 것 외에는 10.13㎡ 크기 독방에서 홀로 시간을 보냈다. 변호인 접견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 제한 없이 가능하나 주말과 휴일에는 제한되며, 하루 한 차례 10여분간 가능한 일반 면회도 일요일에는 허락되지 않는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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