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시에는 창문 열어도 3분 이내로
OECD 초미세먼지 노출도 ‘부동의 1위’
서울시내 미세먼지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한 12일 오후 서울 도심이 안개와 미세먼지에 갇혀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죽음의 먼지, 잿빛 재앙, 은밀한 살인자’. 미세먼지를 일컫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4년 전세계에서 700만명이 미세먼지로 사망했다. 1998년부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조사한 초미세먼지 노출도에서 우리나라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 결과에서는 조사 이래 가장 나쁜 수치를 기록했다. 미세먼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에 대한 대처법을 김경남 서울대병원 환경의학과 교수, 최혁진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Q&A’로 소개한다.

-의학 분야에서 미세먼지가 주목 받은 건 언제부터인가.

“1930년 벨기에의 뮤즈 벨리, 194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도노라, 1952년 런던 스모그 등 대규모 재난을 겪으며 대기오염이 건강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1990년대 초 기준 이하 농도에서도 대기오염이 높을 수록 사망위험이 증가한다는 하버드대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크게 증가됐다. 현재는 선진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대기환경 기준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미세먼지 크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차이는.

“대기오염 물질에는 가스상 물질과 입자상 물질이 있는데 먼지는 대기 중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리는 입자상 물질(PMㆍParticulate Matter)이다. 먼지 분류는 측정기술 발전과 함께 세분화 됐다. 2000년대에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PM10, 2010년대에는 머리카락 지름 25분의 1 크기인 PM2.5가 주로 연구됐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상적으로 PM10을 미세먼지, PM2.5를 초미세먼지로 번역했지만 지난해부터 환경부에서는 PM10는 부유먼지, PM2.5는 미세먼지로 용어를 정비했다. 하지만 두가지 용어가 여전히 혼재돼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는 PM10와 PM2.5로 구별할 필요가 있다.”

-크기별로 별도 측정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먼지 분류는 측정기술 발전에 영향을 받기에 임의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먼지 크기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 알려졌다. 특히 지름 20 마이크로미터 이상 먼지는 상기도까지만, 5 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는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별도로 측정ㆍ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는 더 작은 크기의 먼지에 대해 측정하고 관리할 가능성이 있다.”

-미세먼지 발생원은 무엇인가.

“입자 크기는 발생원에 따라 달라진다. 대개 토양에서 기원하는 먼지나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그을음(soot) 등은 입자 크기가 큰 반면, 고온의 연소과정을 거쳐 나오는 입자는 크기가 매우 작다. PM10과 PM2.5의 발생원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발전소, 공장, 자동차 오염원의 경우 PM2.5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반면 3~5월경 우리나라에 자주 영향을 주는 황사는 흙먼지로 PM10의 발생원이다. “

-하늘이 맑고 파란 날도 미세먼지에 안심할 수 없나.

“일반적으로 PM10 보다는 PM2.5가 빛의 산란을 쉽게 일으켜 가시거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PM10 농도가 높아도 PM2.5 농도가 보통이면 실제로는 가시거리가 길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대기오염이 높은지 낮은지 판별하기 어렵다. PM10과 PM2.5 농도는 비슷한 경향을 보이지만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리 환경부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PM10과 PM2.5 농도를 같이 분석해 일반인에게 알려준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분류 기준과 외국과의 비교는.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2018년 3월 27일부터 PM2.5 일평균 ▦15㎍/㎥이하 좋음 ▦35㎍/㎥이하 보통 ▦75㎍/㎥이하 나쁨 ▦76㎍/㎥이상 매우 나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ㆍ유럽에서도 지속적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행정적 기준에 얽매이기 보다 직접 확인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지름 100 마이크로미터 이상 먼지는 눈, 코, 인후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호흡기 깊숙이 들어 오지 못한다. 20 마이크로미터 이상 먼지는 상기도까지 침투할 수 있고 5 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는 폐 속 깊이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PM2.5 표면에는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이런 물질이 직접 폐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면역 관련 세포들 작용으로 2차적인 국소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호흡기계 손상뿐만 아니라 온 몸에 확산돼 심혈관계ㆍ뇌신경계 등에 영향을 준다. 최근 전신 순환계로 직접 침투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미세먼지는 어떤 질병을 일으키나.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악화다. 수개월 간 장기 노출뿐 아니라 몇 주 내 단기 노출에도 악화 위험성이 증가한다. 특히 천식 환자에게는 단 며칠간 바깥 외출해도 미세먼지 환경이 나쁘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세먼지는 순환기계 즉,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 죽상동맥경화증 같은 혈관성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등 여러 심장질환 위험 역시 증가된다.”

-미세먼지가 우울증과도 관련 있나.

“미세먼지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뇌 등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있다. PM2.5에 장기 노출되면 전신적 염증반응이 높아지고 이 때문에 우울증 발생과 자살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성인과 노령인구에서는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 영ㆍ유아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발달장애 질환 위험 증가가 보고되고 있다.”

-대기오염과 미세먼지가 발암물질인가.

“WHO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는 각각 사람에게 충분한 발암 근거가 있는 것을 의미하는 1급 발암 물질 ‘Group 1’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런 연구들은 특정 국가만 아니라 세계 각국 연구에서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폐암은 물론 방광암과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 유방암과 혈액암은 아직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임산부, 태아 및 유아 등 취약자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임신기간 중 PM2.5나 PM10 노출되면 2,500g 이하 저체중 출산과 37주 이내 조기출산을 유발할 수 있다. 저체중 출산은 태아 사망률을 높이고 장기가 덜 자라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사산과 태아의 선천성 이상과 관련성이 의심되고 있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영ㆍ유아는 낮은 농도 노출에도 다양한 영향을 보일 수 있다. 수 년간 대기오염이 높은 지역에서 살았던 어린이는 폐기능 성장 부진, 비만 위험 증가, 인지기능 저하, 자폐스펙트럼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원칙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원칙은.

“지역별 실시간 대기오염도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웹페이지에서 공개되고 있으니 이런 정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PM2.5, PM10 농도가 높을 때는 자전거 타기나 달리기 등 외부 활동을 줄이고 필요하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법에 맞게 착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제품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과 KF80, KF94, KF99 등이 표기돼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외부 PM2.5나 PM10을 더 많이 여과하지만 호흡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KF80 정도를 쓰면 큰 문제가 없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닫아 PM2.5, PM10 유입을 차단하고 고성능 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림 4 보건용 마스크 바른 착용. 사진 왼쪽, 올바른 보건용 마스크 착용;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해야 한다. 사진 오른쪽, 일회용 마스크(위)와 방한용 면 마스크(아래); 미세먼지를 여과하지 못한다.

-보건용 마스크의 올바른 사용법은.

“보건용 마스크 외에 방한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는 차단 효과가 매우 작다. PM2.5는 머리카락의 1/20~1/30 크기이기 때문에 일반 천은 통과해 버린다. 마스크는 사용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사용설명서를 참고하되 일반적인 원칙은 코, 뺨, 아래턱 쪽으로 오염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밀착해야 한다. 또한 보통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이 떨어지므로 세탁 후 다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휴지를 덧대면 틈새로 미세먼지가 흡입될 수 있다. 아울러 미세먼지 대부분 코로 흡입되므로 입만 가려선 소용이 없다.”

-미세먼지 씻어 내기 위해서 삼겹살 등 기름진 것을 많이 먹으면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PM2.5, PM10 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을 줄여 준다는 증거가 풍부한 식품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코와 호흡기 점막의 수분량이 많아져 먼지를 잘 흡착해 배출할 수 있도록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좋다. 가글과 양치질, 비강 내 생리식염수 세척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PM2.5와 PM10 노출로 산화손상, 만성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산화 기능이 큰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의 적당한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체뿐만 아니라 외부 노출되는 가방과 옷 등도 영향이 있나.

“야외 활동 후 옷이나 가방 등에 PM2.5나 PM10과 같은 먼지가 쌓였다 집에 들어오면 이차적으로 실내를 오염시킬 수 있다. 귀가 전 옷이나 가방에 묻은 먼지는 바람을 등지고 꼼꼼하게 털어내야 실내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외출 후에는 손 씻기뿐 아니라 머리도 사이사이에 쉽게 털어지지 않는 PM2.5, PM10 제거를 위해 감아야 한다. 특히 집에 영ㆍ유아나 임산부, 만성질환자가 있으면 더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실내 생활수칙은.

“PM2.5와 PM10 농도가 높으면 가급적 창문을 닫고 환기 횟수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고기를 굽거나 튀김 요리를 할 때, 청소나 흡연을 하면 실내공기가 더 나쁠 수 있기에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를 가동하는 게 좋다.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면 3분 이내로 한다. 환기한 뒤에는 먼지가 쌓이기 쉬운 부분을 물걸레로 깨끗이 청소하는 게 좋다. 미세먼지는 실내에 들어오면 가라 앉지 않고 떠다닐 수 있기에 진공청소기보다 물걸레를 권한다. 하지만 천식같이 대기오염에 민감하다면 PM2.5, PM10 농도가 낮아질 때까지 가급적 창문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사회적으로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한가.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개인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자동차, 공장, 발전소, 공사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고 불법소각을 금지해야 한다. 또한 중국이나 북한에서 기인한 오염 역시 국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국제적으로 함께 노력하고 정보공유, 공동연구가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렌즈보다 안경을 써야 하나.

“미세먼지는 안구 표면에 침착해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염증이 안구건조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 콘택트렌즈는 건성안을 유발하게 되기 때문에 안경 착용이 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과학적으로 확인된 결과는 아니다. 렌즈를 끼면 각막으로 전달되는 산소 투과가 감소된다. 소프트렌즈는 특유의 부드러운 성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의 수분이 필요한데 눈 표면을 덮으면 유일한 수분 공급원인 귀중한 눈물을 나눠 쓰는 결과가 된다.

하드렌즈의 경우 미세먼지와 별개로 황사 같은 큰 입자가 날릴 때 이물질이 렌즈와 각막 표면 사이로 들어가 자극을 일으키고 각막 표면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안경 착용이 바람직하다. 또한 안경은 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어 미세먼지가 많은 날 눈 건강을 위해 렌즈보다 안경 쓰는 것을 추천한다.”

-눈 건강을 위한 일은.

“미세먼지로 대기오염지수가 나쁠 때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충혈, 이물감, 작열감 등 안구 자극 증상을 보이면 안과를 방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불가피하게 증가하고 있는 안구건조증과 관련해 작업 환경 개선이 상당히 중요하다. 컴퓨터나 휴대폰 등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눈 깜빡임 회수가 줄어 눈물의 증발이 증가하게 되고 특히 난방을 심하게 하게 될 경우 실내 습도가 낮아져 증상이 심해진다.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맞추고 실내온도를 낮추거나 환기를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눈의 자극 증상이 심할 때는 가급적 눈화장이나 염색과 같은 자극원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것도 도움된다. 경구약으로 오메가-3 복용이 염증을 줄이고 눈꺼풀 내 기름샘 기능을 좋게 해서 안구건조증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자외선은 눈 노화를 촉진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햇빛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 착용을 하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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