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결정 직후 페이스북에 자필 입장문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결정 직후인 22일 밤 11시 1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입장문.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구속 영장 발부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필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재임 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끝으로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입장문의 작성 시기를 ‘3월 21일 새벽’이라고 적어 자신이 전날부터 구속을 예상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음을 암시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날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4번째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으며 동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의 뇌물, 350억원대의 횡령 등 십수가지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다음은 심경글 전문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 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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