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밝힌 ‘MB의 다스’ 역사

공로 보상 차원 하청업체 ‘선물’ 받아

운영 꼼꼼히 챙기며 300억대 빼돌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다스는 누구 겁니까?”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끊이지 않던 의문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으로 답했다. 검찰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탄생부터 인사 등 주요 현안 결정, 회사자금 사용, 상속까지 힘을 행사하고 꼼꼼히 개입한 이 전 대통령을 다스 주인(실소유주)으로 결론 내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표지와 범죄일람표 등을 제외한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본문 90페이지 중 14쪽을 이 전 대통령과 다스의 관계에 할애했다. 범죄사실보다 앞서 기초사실을 적시한 건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횡령 등 대부분 범죄 혐의의 출발점에 다스가 있다는 대전제를 깔아 놓은 것이다.

다스의 시작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은 현대건설 회장이던 이 전 대통령에게 회사에 기여한 공로 보상 차원으로 현대차에서 안정적 물량을 독점 수주해 수익을 올리는 하청업체를 만들라고 제안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현대건설 관리부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에게 지시해 1987년 후지기공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본인 돈 3억9,600만원을 설립 자본금으로 내놨다. 다만, 현대건설 회장과 하청업체 대표를 겸하면 이해충돌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주주명부에는 처남 고(故) 김재정씨를 등재했다. 30년 넘게 이어진 대국민 사기극은 그렇게 시작됐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았다. 1995년 자본금 19억8,000만원을 유상 증자하면서 증자대금은 차명 보유하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매각대금 263억원 중 일부로 납부했다. 주주명부에는 다시 김씨와 친형 이상은 다스 회장 명의를 올렸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은 논현동 사저 재건축 및 가구 구입비, 차량 구입비, 세금, 가평 별장 공사비용과 아들 시형씨의 전세보증금 및 결혼비용으로까지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세운 회사 다스 운영을 세심하게 챙겼다. 현대건설 직원이던 권승호씨,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강경호씨,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낸 신학수씨 등 측근을 불러 들여 각각 전무, 사장, 감사 등 요직에 앉혔다. 그는 이들을 통해 다스의 결산내역, 자금운용 상황, 임직원 인사와 급여 등 회사 주요 현안에 대해 보고 받고 직접 처리 방향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자금은 쌈짓돈처럼 사용했다. 1994~2006년 다스 자금 339억원을 조직적으로 빼돌려 세탁한 뒤 사적으로 쓰고, 1996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에는 회삿돈으로 자신의 자서전 수천 권을 사들이도록 했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나 2007년 대선 경선에도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을 썼다. 이 전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다스 법인카드를 이용해 1995~2007년 국내외 특급호텔과 식당, 리조트, 백화점, 병원 등에서 총 1,796차례에 걸쳐 다스 자금 4억원가량을 썼다.

아들도 잊지 않았다. 2010년 8월부터 이상은 회장 지분을 시형씨에게 넘기는 프로젝트를 구상해 인수ㆍ합병(M&A) 전문업체에 자문을 구하는 한편, 2011년부터 시형씨가 다스 해외법인 관련 모든 사항과 1,000만원 이상 비용 결재 권한을 갖도록 했다. 대통령 퇴임 후 활동 계획과 재원 등에 관한 기획안(PPPㆍPost Presidency Plan)을 작성해 이 회장 지분 중 5%를 시형씨에게 상속 증여하고, 5%는 청계재단에 출연하려고 시도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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