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답변 “문서조작 지시 안했다, 국민의혹 당연”대국민사과에도 냉담한 여론

국회해산 카드 반복 불가… 북한發 미사일 국면도 없어 난감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모리토모학원(사학재단)에 특혜를 줬다는 ‘사학스캔들’ 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19일 참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 문서조작 파문으로 일본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마땅한 반전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무더기 지지율 폭락사태를 맞고 있다. 교도(共同)통신(38.7%) 여론조사에서 40%선이 무너진 뒤 마이니치(每日)신문(33%)과 닛폰TV(30.3%)에 이어 19일 아사히(朝日)신문 조사에서도 31%를 기록했다. 가파른 지지율 추락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총리관저 주변에선 9월 총재선거 3연임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아사히가 지난 17~18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선 내각지지율이 한달 전 44%에서 무려 13%포인트나 급락,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문서조작에 아베 총리 책임이 있냐는 질문에 82%가 동의해 여론의 강한 불신감을 입증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자신과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특혜 스캔들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이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도 72%에 달했다.

이날 국회에서 아베 총리에겐 자신과 부인이 모리토모(森友)학원 국유지 매입과정에 연루된 게 확인되면 “총리직도 의원직도 그만두겠다”고 말한 작년 2월17일 발언이 관료들의 ‘손타쿠’(忖度ㆍ알아서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함)를 촉발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아베 총리는 “재무성 이재국에 그런 결재서류가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삭제지시 여부와 무관함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문서조작 문제가 국민 신뢰를 흔드는 사태가 됐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행정 전체에 대한 최종책임은 내게 있다”고 다시 대국민사과를 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6월 또다른 사학스캔들인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문제와 공모죄법(테러대책법)의 무리한 강행처리 등으로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지지율이 26%까지 떨어졌다. 2015년 7월~10월에도 안보법 파동으로 30%로 추락했다. 그러나 모두 지지율을 복원시키며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한바 있다.

하지만 지금 국면에선 작년 10월 중의원해산과 같은 변칙술을 반복할 명분이 없다. 중의원 임기가 6개월도 못 채웠는데 국면타개용 총선은 불가능하다. 정치적 위기마다 미사일을 쏴주던 북한 정세도 작년과 정반대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아베 총리도 북일 정상회담을 모색하기 시작했지만 북한 태도를 봐선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런 처지를 반영하듯 차기 총재감을 묻는 항목에서도 아베 총리는 3위로 추락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25.4%)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의원(23.7%)에 밀려 21.7%로 뒤쳐졌다. 아베의 3연임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총재선거를 향한 파벌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18일 오후 도쿄 신주쿠(新宿)구 JR신주쿠역 니시구치(西口) 앞에서 시민들이 집회를 하며 아베 내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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