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김백준 ‘분신’ 김희중 등
책임 떠넘기기에 실망 등돌려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책임 떠넘기기가 사실상 측근 이탈을 불러왔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사면초가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전 대통령의 집사ㆍ재산관리인ㆍ대리인에게서 의미 있는 진술을 끌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 중의 핵심인 ‘3김(김성우ㆍ김희중ㆍ김백준)’들은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때는 권위에 눌려 있었으나, 측근에게 책임을 돌리며 꼬리를 자르려는 등 대통령답지 않은 자세에 사실을 말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 중 대표적인 사례가 ‘MB 40년 지기’이자 오랫동안 ‘집사’ 역할을 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다. 우연찮게도 김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날 첫 재판이 열린 14일 그의 법정 진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 전 기획관은 예정에 없던 발언 기회를 요청한 뒤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이 시간 전직 대통령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기대했다. “사건 전모가 알려지도록 최대한 성실히, 정직하게 남은 수사 등에 임하겠다”고도 했다. 김 전 기획관의 작심 발언은 세상을 속이려 하지 말고, 대통령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질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그는 조사 초기에는 이 전 대통령을 감쌌지만 구속 뒤 완전히 달라졌다.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검사 앞에 더는 부인하지 못할 상황을 맞았다. 특히 그는 측근들이 구속되며 심리적 압박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이 책임을 잇달아 측근 탓으로 돌리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문제, 영포빌딩(청계재단 소유) 비밀창고 등을 알아 내는 데 그가 일정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이 11년간 일관되게 부인한 다스 실소유주 의혹 규명은 물론, 뇌물수수 등 혐의까지 수사가 확장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MB의 분신’이라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인간적 고뇌’ 때문에 비리를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심경을 토로하며 이 전 대통령이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본보 1월 20일자 인터뷰 참조) 그는 “배신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는 잘못된 모습을 보일 수 없었고, 가족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라 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측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10만 달러)가 전달됐다고 시인했는데, 모든 혐의를 부인한 이 전 대통령도 이 부분은 부인하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을 대신해 회사를 관리한 것으로 의심받는 김성우 전 다스(DAS) 사장은 올 1월 초 “다스는 MB 것”이라는 자수서를 냈다. 그는 다스 경리의 120억원 횡령이 자신과 무관한데도 다스에서 쫓겨나듯 내쳐진 뒤 이 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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