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이스라엘ㆍ反이란ㆍ反북한

공화당 핵심 정서 전적으로 동의

트럼프와 ‘찰떡 공조’ 이룰 듯

러 제재 수위 높이며 우크라 지원

이란 핵 합의 파기 시도 가능성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도 관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내정자.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외교안보수장 교체는 미국 대외정책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이 북핵 문제와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협약 등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불협화음을 냈던 것과 달리, 마이크 폼페이오 내정자는 미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의 완벽한 집행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친 이스라엘, 반 이란, 반 북한이라는 공화당 핵심 지지자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폼페이오 내정자와 ‘집토끼’관리에 누구보다 신경을 쓰는 트럼프 대통령이 찰떡 공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인터넷 매체 데일리 시그널은 13일(현지시간)‘폼페이오를 지명한 일은 멋진 선택’이라는 기사에서 “폼페이오는 이란 핵 합의부터 푸틴 러시아의 위협에 이르기까지 미국 외교의 도전에 맞설 적임자”라고 호평했다.

폼페이오 체제에서 미 국무부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치적 중 하나인 이란 핵 합의 파기마저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이란 핵 합의를“끔찍하다”고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프랑스ㆍ영국ㆍ독일 등 유럽의 미 동맹국들이 이란과 협의해 핵 합의 내용을 개정하는 합의를 못 이끌어내면 5월 중 미국이 핵 합의 탈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란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 트럼프는 핵 합의와 관해 이란이 지킬 수 없는 높은 조건을 내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전문 매체 ‘더 이라니스트’의 편집장 홀리 다그레스도 “폼페이오는 핵 합의 파기 정도가 아니라 이란의 정권 교체도 지지하는 인물”이라고 우려했다. 핵 합의가 파기되면 미국은 곧바로 대 이란 제재를 재개하게 된다. 이에 반발해 이란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다시 나서거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이스라엘 편을 들어주는 트럼프 행정부의 ‘나홀로 행보’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선언한 뒤 중동 각국을 돌면서 문제를 희석시키려 했던 틸러슨 장관과 같은 인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도 당분간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내정자는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해 군사적 지원을 강화하고 대 러시아 제재 수위를 높이는 데 적극적이다.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적인 중동 전략은 미국-사우디-이스라엘이 대 이란 전략벨트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역내 긴장을 일정 정도 유지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미국 우선주의가 더욱 노골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기 명지대 방목기초대학교수(비교정치학)는 이ㆍ팔 분쟁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파국으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역내 주도권을 잡고 싶어하는 사우디를 온건 이슬람 국가화하면서 이스라엘과 관계를 개선시켜 이ㆍ팔 분쟁을 해결하려는 새로운 접근법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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