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빼기, 유연함, 지렛대 , 맞장뜨기로 협상 나설 듯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협상의 대가를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세기적 핵 담판에서는 어떤 협상 기술을 선보일까.

12일(현지시간)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인터넷 매체 데일리 시그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협상의 기술’(1987년 간행)과 트위터 글을 분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4가지 협상 기술로 김 위원장과의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구사할 기술은 ‘발 빼기’(walk away)다. 비록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 하더라도 불리하다면 판을 깨고 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원들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협상을 비판하는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든 핵 협상을 성사시키겠다는 조바심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점을 이 매체는 강조하면서 발 빼기 기술을 쓸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11월 “협상에서 최악의 수순은 상대에게 협상 성사를 갈망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유연함’(flexibility) 역시 트럼프가 보여줄 기술이다.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준비돼야 하고, 단 한번의 협상으로 끝내겠다는 전략을 세워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다만 지나친 유연성 전략은 위험부담도 높아진다. 지난해 이민법 개정 협상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방안을 갖고 유연하게 대처했지만, 협상 타결은커녕 연방정부 ‘셧 다운’이라는 최악의 결과에 맞닥뜨려야 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북한과 협상 전에 분명한 협상 의제를 결정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렛대 활용’(leverage)도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기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협상장에 나오게 한 동력으로 중국을 활용한 ‘최대 압박과 관여’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결정한 직후인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謝意)를 표시한 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진전된 행동을 할 때까지 양국이 압박과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논의, 지렛대 활용 기술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맞장뜨기’(confrontation)도 그가 구사할 중요한 협상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해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에 대해 ‘화염과 분노’라고 거칠게 대응하고 김 위원장을 ‘작은 로켓맨’이라고 폄하한 점 등이 모두 맞장뜨기 기술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기술’에서 “협상을 성공시키는 방법 중 하나는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 '협상의 기술'(1987년)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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