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기 210종 시험”
국제사회 비난 거세질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우리는 210종의 무기를 시리아 전장에서 시험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의 다큐멘터리 영화 ‘푸틴’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가 시도하고, 기록해 두고, 보충해 둔 것들은 미래에 이 무기들을 사용하게 될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줄 것”이라면서 실전 시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8년째로 접어든 시리아 내전이 러시아의 신형 무기 성능을 점검하는 시험무대이자, 그 우수성을 외부 세계에 과시하는 경연장이 되고 있음을 자인한 것이다. 자국 이익을 위해 시리아 전쟁에 개입한 국가가 러시아뿐만은 아니지만, 2011년 3월 내전 발발 이후 현재까지 최소 34만여명의 목숨이 희생된 비극 앞에서 ‘무기 세일즈’의 속내를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비판이 들끓을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을 대하는 러시아의 이 같은 시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앞서 쇼이구 장관은 지난해 2월에도 하원 연설에서 “시리아 작전에서 162종의 최신 무기와 개량형 무기들을 시험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1년 사이 48종의 새로운 무기들이 시리아 전장에 투입된 셈이다. 당시 그는 “수호이(Su)-30SM 전투기와 Su-34 전폭기, 밀(Mi)-28N 및 카모프(Ka)-52 공격용 헬기 등도 그 일부이며, 실전에 처음 적용된 해상발사 순항미사일, 정밀 폭탄 등의 전술적 성능도 확인했다”고 구체적인 무기명까지 거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2015년 12월 시리아 작전을 언급하면서 “더 좋은 훈련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다큐멘터리 영화 ‘푸틴’에 담긴 무기 수출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는 점에서 종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는 쇼이구 장관의 ‘시리아 전장 무기 시험’ 발언과 함께 “오늘날 많은 러시아 무기는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무기보다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러시아 국영 군수업체 ‘로스테흐’ 사장 세르게이 체메조프의 주장도 전했다. 한마디로 러시아 신형 무기들이 시리아에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는 게 ‘푸틴’이 전파하고 싶은 메시지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리아 전장으로 향한 러시아 신형 무기들을 소개했다. 지난 1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5세대 신형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u)-57의 시리아 파견이 대표적이다. Su-57은 미국의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2’의 대항마 격으로, 2010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뒤, 현재 시험운용 단계에 있다.

러시아는 또 지난해 5월 방탄복과 광학ㆍ통신ㆍ항법장비, 생존지원 장비 등이 한데 모인 최첨단 보병전투시스템 ‘라트니크’에 대한 실전 성능시험도 진행했다. 올해 1월에는 36개 표적 동시 격추가 가능한 S-400 ‘트리움프’ 방공미사일 포대도 증파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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