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무력통일 가능성 회자

“치적 쌓으려 통일 시도한다면
향후 3연임 나설 명분도 생겨
평화통일 접고 무력 행사할 수도”
지난해 7월 30일 군복을 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창군 90주년 열병식에서 군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AP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사실상 종신 절대권력자의 위치에 오르면서 대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마오쩌둥(毛澤東)ㆍ덩샤오핑(鄧小平) 반열에 오른 시 주석이 이른 시일 내 치적을 내기 위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대만을 통일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미 2020년 무력통일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 ‘시진핑 사상’을 명기하고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한 헌법 개정을 통해 사실상 황제권력을 손에 넣었다.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며 종신 집권했던 마오쩌둥, 개혁ㆍ개방으로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역대 중국의 최고권력자 중 헌법에 이름 석 자가 명기된 사람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이어 시 주석뿐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업적이 없다. 강력한 반부패ㆍ사정 드라이브로 국민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해선 권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정적 제거 수단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난 5년간 공산당ㆍ인민해방군ㆍ정부의 요직을 시자쥔(習家軍ㆍ시진핑 측근세력)으로 채운 결과 99.8%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개헌안을 통과시켰지만 ‘업적 부재’에 대한 고민은 여전할 수밖에 없다.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통일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이 때문이다. 홍콩(香港)과 마카오(澳門)를 반환 받은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대만을 통일하면 시 주석은 천하통일 완성자가 될 수 있다. 시 주석 입장에선 대만 통일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국몽(中國夢)을 현실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치장할 수 있고 2022년 이후 3연임에 나서는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만에선 진작부터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장우웨(張五岳) 단장(淡江)대 교수는 지난달 27일 중국 개헌안의 윤곽이 알려지자 “대만은 중국의 모든 권력과 정치이념이 1인에게 집중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면서 “중화민족의 부흥을 강조하는 시 주석이 양안의 현상유지 전략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젠민(趙建民) 중국문화대 사회과학대학장도 “장기집권이 가능해지면 시 주석은 민족적 과제임을 앞세워 양안 통일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대만의 한 군사전문가는 푸젠(福建)성 인근의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사흘 안에 상황이 종료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중국에선 연초부터 무력통일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민간연구소인 차하얼(察哈爾)학회의 덩위원(鄧聿文) 연구원은 “중국이 대만에 대해 평화통일 가능성을 접고 2020년까지 무력으로 통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진단의 근거로 ▦독립 성향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하나의 중국’원칙 불인정 ▦미국의 대중 압박 강화 ▦중국인들의 무력통일 지지 확산 등을 제시했다.

실제 중국은 시 주석의 1인 절대권력이 굳어지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모함과 주력 전투기를 대만 해역과 상공에 자주 진입시켰고 대만 상륙을 가정한 군사훈련을 강화해왔다. 미국 군함의 대만 정박을 가능케 한 미국의 국방수권법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무력통일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대만도 최근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중국 주요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2,000㎞급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미국으로부터 무기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양안 통일 문제는 별다른 업적이 없는 시 주석에게 중화민족 부흥과 영토 주권 수호, 장기집권 정당화의 명분이자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차이 총통이 독립 움직임을 강화하거나 미국-대만 간 교류가 확대된다면 시 주석이 훨씬 더 강경한 통일정책을 추진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