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 맞는 한반도 정세

정의용 中ㆍ러, 서훈 日 순방길 올라
시진핑ㆍ아베 만나 방북ㆍ방미 설명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면담할 듯
트럼프 “만남 계획” 회담 준비 시사
회담 장소로 판문점 평화의집 유력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정의용(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1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미국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 정상 회담 의사를 전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락 의사를 받아 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관련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12일부터 중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을 차례로 방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 시기 및 장소를 확정 짓기 위해 뉴욕채널 등을 통해 북한과 접촉해 들어가는 등 회담 준비에 착수했다. 북미 정상 회담으로 한반도 영향력 감소 등을 우려하는 일본과 중국 등도 대응책 마련에 들어가는 등 동북아 정세가 요동칠 조짐이다.

2박4일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11일 오후 귀국한 정 실장과 서 원장은 12일부터 각각 중국, 일본, 러시아를 방문, 방북ㆍ방미 결과를 전달한다. 정 실장은 12,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이어 14,15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고 서 원장은 12, 13일 일본 도쿄(東京)를 방문한다. 정 실장은 12일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서 원장은 1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직접 만나 관련 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정 실장 일행과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돌발적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 결정에 대한 미국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면서 미국 정부는 본격적인 회담 준비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북미간 고위급 외교 접촉(정상회담)을 위한 계획에 돌입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 장소와 실행 계획(logistics)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회담 장소로는 판문점 평화의 집이 유력한 장소로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도 “판문점이 북미 정상회담의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만남이 계획되고 있다”고 실무진 차원에서의 회담 준비가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미국 내 우려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회담 분위기를 깨지 않을 북한의 절제된 자세를 기대했다. 그는 “(북미 회담은) 굉장히 성공적일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그 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아야 하고, 비핵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담 준비를 위해 북미는 기존 뉴욕채널이나 스웨덴 채널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뉴욕채널의 경우 회담 장소ㆍ시기는 물론이고 회담 의제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 채널이 가동된다면, 스웨덴이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 전후 예상되는 북한의 억류 미국인 석방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언론도 “스테판 뢰벤 총리가 어떤 식으로든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스웨덴 신문 다겐스 뉘헤테르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가까운 미래에 스웨덴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도 변화하는 정세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장관을 16일 워싱턴에 보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중국 역시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 및 미사일도발과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 등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전개될 논의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6자회담의 재개를 공동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문타운십에서 공화당 선거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문타운십(미 펜실베이니아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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