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우 긍정적 반응 보여”
미국인 3명 석방 언급 가능성
인권 등 전향적 내용 담겼을 수도
9일 일본 도쿄에서 한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얼굴이 띄워진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남측 대북특별사절단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비공개 메시지가 뭔지를 놓고 추측들이 분분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히 전해달라고 한 특별 메시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제안과는 별도의 구두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신뢰 구축의 일환으로 포괄적인 이야기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만 전했다.

우선 김 위원장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더불어 세계 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일종의 ‘평화 메시지’를 전달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메시지라고 특정하진 않았지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두 정상이 역사적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북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구체적 현안을 거론하기보다 이제 정상국가로 나아가겠다는 뜻이나 미국과의 신뢰관계 구축을 원한다는 바람을 담았을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 사이에선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의 석방 문제가 메시지 내용이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환영할 수 있을 정도로 진일보한 김 위원장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가 메시지에 주로 포함됐을 수 있다”며 “미국인 3명의 억류를 푸는 문제는 확실히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 인권 실태가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해 온 소재인 만큼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거나, 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해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 사건에 대한 유감의 뜻이 전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 인권 문제과 함께 미국이 줄곧 거론해 온 마약 밀매, 위조화폐 제조, 해킹 등 국제범죄와 관련한 전향적 메시지가 전달되거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선대가 표명한 바 있는 주한미군 주둔 인정 입장을 다시 밝히지 않았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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