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07년 대선 전후
ABC상사 회장이 돈 건네고
민주평통 부의장 임명됐나 의심
뇌물ㆍ국정원 특활비ㆍ다스 등
13개 혐의 중심 추궁할 듯
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기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뇌물을 받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소환을 앞둔 이 전 대통령의 뇌물 수수 혐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 전 대통령 측이 2007년 대선 전후로 ABC상사 회장 손모(68)씨로부터 2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 업체는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대표적 명소로 꼽혔던 ‘뉴욕제과’를 인수ㆍ운영했던 회사다. 검찰은 최근 손씨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손씨를 불러 조사했다. 손씨는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손씨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서울시 부의장에 임명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평통 간부나 자문위원 등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지역 유지임을 과시할 수 있고 인맥 다지기에도 유리해 자리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상당수는 관변단체 감투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손씨는 부의장에 임명된 뒤 국민훈장 모란장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에게 뒷돈을 바친 대가로 부의장에 임명된 것인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오는 14일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손씨 관련 뇌물 정황을 포함, 지금까지 포착한 13개 범죄 혐의를 중심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뇌물 관련 혐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우선 삼성전자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BBK 140억원 투자금’ 회수 소송 비용을 대납한 60여억원을 뇌물로 보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업계 1위인 대보그룹이 관급공사를 따낼 수 있도록 편의를 봐달라며 이 전 대통령 측에 건넨 수억원과, 2008년 이 전 대통령 취임 전후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이 전 대통령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을 통해 건넨 22억5,000만원가량의 성격 규명도 필요하다. 검찰은 7일 오전 10시 이상득 전 의원을 소환해 이 자금의 성격과 전달 경위 등을 조사한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은 주된 조사대상이다. 검찰은 특활비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하며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했고, MB 정부 청와대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5,000만원),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약 1억원),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10억원)이 받은 특활비도 뇌물로 보고 있다.

다스 및 협력업체, 도곡동 땅 관련 혐의들도 수두룩하다. 검찰은 강경호ㆍ김성우 등 다스 전ㆍ현직 사장의 진술과 ‘MB 안방’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근거로 ‘다스는 MB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최근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 자금 관리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다른 재산관리인으로 불리는 다스 협력업체 금강 대표 이영배씨와 이 국장이 다스와 협력업체를 통해 각각 조성한 비자금 수십억원이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스 전 경리팀 여직원 등에게 지시해 조성한 200억원대 비자금도 이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할 대상이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혐의가 적용된다.

이밖에 영포빌딩에서 발견된 청와대 기록물의 불법 반출 여부(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와 외교부와 청와대 관계자에 지시해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했는지 여부(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조사 대상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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