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개설한 온라인 임대주택 플랫폼 화면. 맨 아래에 보증금 부담이 없다는 문구가 보인다. 알리바바 홈페이지.
우한ㆍ청두 둥 12곳 시범도시 지정
베이징시는 6000만㎡ 토지 공급
알리바바 등도 온라인 플랫폼 개설

중국의 ‘부동산 버블’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도시 통계정보 제공 사이트 넘베오(NUMBEO)의 지난달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280여개 주요도시 가운데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 1~4위가 모두 중국 도시들이다. 갑작스런 수백%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은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200.48)를 제외하면 베이징(北京ㆍ49.75), 상하이(上海ㆍ43.05), 홍콩(香港ㆍ41.43), 선전(深圳ㆍ40.26) 순이다.

베이징 시민의 경우 50년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이런 부동산 거품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에 집중한 후유증이기도 하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지난해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초기 계약금 인상, 부동산 용도변경 제한, 보유세 신설 검토 등 투기세력 규제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집값 상승은 여전하지만 급등세가 ‘어느 정도’ 잡혔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다양한 채널로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는 임대주택 확대 정책이 대표적이다. 우한(武漢)ㆍ청두(成都)ㆍ선양(瀋陽) 등 12곳을 시범도시로 지정해 임대차 관련법규 정비, 국유 임대주택 경매 등에 나섰다. 베이징시는 주택건설부 요청에 따라 2021년까지 여의도 면적의 20배가 넘는 6,000만㎡를 임대주택용 토지로 공급할 예정이다. 광저우(廣州) 등지에선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1인당 최소 주거면적을 5㎡ 이상으로 하는 기준도 내놓았다.

민간의 참여도 활발하다. 차아니반케를 비롯해 유수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앞다퉈 임대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앙ㆍ지방정부 모두 시자쥔(習家軍ㆍ시진핑 측근세력)이 장악하면서 정책 방향이 뚜렷이 드러난데다 시장 잠재력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임대주택 시장의 매출규모는 1억3,000만위안(약 220조6,700억원)에 달했고, 중국 오리엔트증권은 2030년 매출 규모를 4조2,000억위안(약 710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보기술(IT) 공룡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알리바바는 신용평가 자회사를 앞세워 보증금 없이 신용도에 따라 월세를 내는 온라인 임대주택 플랫폼을 개설해 기존의 싼푸이야(三付一押ㆍ3개월치 월세 선납, 한달 월세 보증금 영치)에 부담이 큰 젊은 층의 폭발적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항저우(杭州)시 정부 등은 임차인ㆍ임대인ㆍ중개사 간 신뢰 문제를 해결하는 이 같은 방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징둥(京東)도 별도의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했고, 톈센트는 기존 업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中原)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기존 부동산시장의 고삐를 바짝 죄는 상황에서 인터넷 기술력과 신용평가 시스템이 결합된 온ㆍ오프 임대주택 인프라가 구축되면 임대주택 시장의 성장세가 과거 20년간 이뤘던 부동산업 발전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