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소남 전 의원 비공개 소환
2008년 총선 전후 수억 전달하고
비례대표 상위 순번 배정 의심
자택ㆍ사무실 압수수색 증거 확보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천헌금 수수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혐의 사실이 밝혀지면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일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소남(68) 전 한나라당 의원을 비공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08년 18대 총선을 전후로 이 전 대통령 측에 수억원가량 공천헌금을 건네고 비례대표 상위 순번(7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1월 다스 서울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 헌금 전달 내역이 적힌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김 전 의원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증거자료를 확보, 이날 소환에 앞서 수 차례 불러 조사했다.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7번 당선자인 김 전 의원은 총선 전 전국호남향우회 여성회장을 역임했지만 당내 호남 인사들조차 어떤 이유로 비례대표 자리를 받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 전 의원이 2004년부터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우회장을 지냈고,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와 친분이 두텁다는 얘기가 나와 ‘호남 몫’이 아닌 ‘고대 몫’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이 선거 공천 관련에 개입한 의혹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거에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공천)을 담당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공무원이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받으면 뇌물죄를 의율(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공천헌금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 전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공당인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의 도덕성에도 치명적인 상처가 불가피해, 상당히 큰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박준영 전 국민의당(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받아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있고,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친박연대 공천헌금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적이 있다.

2008년 4월 치러진 18대 총선은 이 전 대통령 취임(2008년 2월) 직후 치러진 선거로, 대통령에 갓 당선된 이 전 대통령 인기가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당시 한나라당은 153석을 차지해 81석의 통합민주당을 누르고 대승을 거뒀다. 18대 총선에서 친이(친 이명박)계열 정치인이 대거 당선됐고, 이 결과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 여대야소 상황을 등에 업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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