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초반 프리미엄이 심판론보다 세

광역단체 6+α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세대교체 포함 창조적 파괴 고민해야

[통19] [저작권 한국일보] 25일 오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및 김무성 김영철방한저지투쟁위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한을 저지하기 위해 통일대교 남단을 점거한 채 시위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8-02-25(한국일보)

자유한국당이 6ㆍ13 지방선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민심공략에 나섰다. 당 차원에서는 이번 선거를 ‘문재인 좌파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로 규정하고 평창올림픽에 등장한 김영철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복당 뒤 숨죽이고 있던 김무성 전 대표를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장’으로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보수 진영을 결집하는 데 북풍 만한 카드를 찾기도 쉽지 않을 터다.

지도부의 각오도 남다르다. 홍 대표는 6+α의 광역단체장을 목표로 제시하며 지방선거를 재신임과 연계시켰다. 한국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원래 8명이었지만 홍 대표가 대선에 나서며 경남지사를 사퇴하고 원희룡 제주지사가 탄핵 국면에서 탈당해 6명으로 줄었다. 홍 대표가 재신임 기준을 의도적으로 낮춰 잡았다는 의심도 없지 않지만 현상유지를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홍 대표는 정치적으로 대단히 영리한 사람이다. 괜히 6석으로 잡은 게 아니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국당이 목표를 달성하면 보수 진영은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0% 안팎이며 민주당도 50%가까운 견고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당은 많이 회복했다고 하지만 홍 대표 대선 득표율(2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 안팎이다. 이대로라면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서울 등 몇몇 지역에서 인물난까지 겪고 있는 한국당이 TK당으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최악의 분석도 나온다.

정치가 아무리 생물이라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당이 선거승리에 집착할 일인가. 역대 지방선거를 보더라도 집권 초반 정권심판론은 무망한 일이다. 박근혜 정부 2년 차인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야당은 세월호 심판론 속에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보수진영의 색깔론이 역공을 당한 전례도 없지 않다. 2010년 지방선거 때다. 6월 선거를 약 2개월 앞두고 천안함 사건이 터지자 모두 보수 여당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야당 승리였다.

한국당 지도부도 불리한 구도를 모를 리 없다. 이런 절박한 환경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등장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서울시장으로 추대하고 한국당은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경기와 인천에 올인한다는 구도다. 과거 야당이 선거 때마다 사용하던 전법을 보수 진용이 차용하자는 취지지만 바른미래당의 선택이 변수다. 성공한다 해도 유권자들이 정치 공학적 연대를 선뜻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그렇다면 한국당은 어디에 기대야 할까. 우선 현실의 토대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 지형에서 20~30% 정도인 중도 보수ㆍ우파 또는 합리적 보수층이 진보진영에 가세해 탄핵을 밀어붙였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이 정도 유권자가 부동층을 형성하고 있다. 중도 보수로 지칭되는 이 집단이 아직 한나라당에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어쩌면 이들이 바른미래당과 한국당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부에서는 김영철 논란 와중에 지형 변화를 주장하는 모양이다. 김영철에 대한 반대공세가 집중된 시기 20대 및 수도권 지역의 국정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가 없지 않다. 2030세대가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 과정에 반북 정서를 주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 눈에는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의가 고지식한 거대담론인 것처럼 종북 프레임 또한 낡은 이념의 표지일뿐이다. 이 조사에서도 한국당 지지율이 20%를 밑돌았다는 점에 비춰 종북몰이의 효과는 미심쩍다.

한국당이 현명하다면 선거승리보다 가출한 30%의 집토끼를 되찾는 방법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무책임한 정부 비판, 무망한 정권 심판론, 낡은 리더십의 거친 막말로는 집 나간 중도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세대교체를 포함한 창조적 파괴 수준의 인적 쇄신과 외연 확대, 유연한 전략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선거 승리에도 희망이 없다는 중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김정곤 논설위원 jk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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