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대표팀 백철기 감독 긴급 기자회견
백철기(오른쪽)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과 김보름이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팀 추월 경기에서 불거진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백철기(56)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과 여자 장거리대표 김보름(25)이 20일 강릉 오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보름-박지우(20)-노선영(29)으로 구성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대표팀은 19일 준준결승에서 3분03초76의 기록으로 8팀 중 7위에 그쳤다. 최악의 기록으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것도 아쉽지만 더 큰 문제는 막판에 체력이 떨어져 홀로 뒤쳐진 노선영을 나 몰라라 하며 레이스를 펼친 김보름과 박지우의 플레이였다. 경기 뒤 노선영은 말없이 빠져나간 반면 김보름과 박지우의 무책임한 듯한 인터뷰 태도가 논란이 됐다. 격앙된 팬들은 앞 다퉈 대한빙상경기연맹과 김보름, 박지우를 비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는 청원이 올라왔고 하루 만에 30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빙상연맹이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의구심만 커졌다. 빙상연맹은 처음에 노선영도 참석할 거라 공지했다가 기자회견 10분 전 불참을 통보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이 감기몸살이 심해 도저히 못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김보름에게 “다른 팀원들처럼 노선영과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지냈느냐”고 묻자 백 감독이 “얼마 전 팀원들이 화기애애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처음에 지내기가 어려웠던 건 사실이지만 선수들이 노력을 했다”고 대신 답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 꿈이 물거품 될 뻔 했던 노선영이 “팀 추월 훈련을 거의 한 적이 없다. 메달권 선수만 챙긴다”고 폭로한 적이 있는데 “왜 선수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냐”는 질문에 백 감독은 “기회가 되면 나중에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피해갔다.

김보름은 전날 자신의 인터뷰 태도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것 같은데 정말 죄송하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백 감독은 박지우의 인터뷰 태도에 대해 “이해해 달라. 아직 어린 선수다. 지금도 덜덜 떨고 있다”고 했다. 이 말에 김보름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을 흘리는 김보름. 강릉=연합뉴스

결국 팀 정신이 사라진 대표팀의 현 주소가 19일 경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이 뒤에 처진 걸 파악을 못했고 지도자도 큰 소리로 벌어졌다는 뜻 전했지만 잘 전달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경기 뒤 밥 데용(42) 코치만 노선영을 위로하고 나머지 코치, 지도자들은 일제히 외면한 것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그는 “현장에서 못 챙긴 부분은 반성한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19일 팀 추월 경기에서 앞서 달리는 김보름, 박지우와 맨 뒤 노선영의 간격이 크게 벌어진 모습. 강릉=연합뉴스

노선영이 두 바퀴를 남기 가장 뒤로 처진 부분에 대해 백 감독은 “경기 전날 가운데보다는 맨 뒤로 가는 것이 낫다고 노선영이 직접 저에게 이야기를 했다. 노선영이 저한테까지 그렇게 말하는 걸 묵살하면 선수 사기를 죽이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선영은 백 감독의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노선영은 이날 밤 SBS와 인터뷰에서 “서로 훈련하는 장소도 달랐고, 만날 기회도 별로 없었다.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 대화가 없었다”고 했다. “선수들끼리 경기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느냐”고 묻자 그는 “네”라고 답했다. 또한 노선영이 먼저 맨 뒤로 가겠다고 한 백 감독 발언에 대해서도 노선영은 “제가 직접 말한 적은 없다. 전날까지 제가 2번(가운데)으로 들어가는 거였는데 시합 당일 날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냐’ 물어보셔서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 했다”고 밝혔다.

강릉=윤태석ㆍ박진만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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