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보도… 크렘린궁 “감기에 걸렸을 뿐” 일축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2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다음달 중순 대선에서 당선이 거의 확정적인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이 돌연 여러 건의 공식일정을 잇따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건강이상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크렘린궁은 “감기에 걸린 것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반정부 성향 러시아 TV채널인 ‘도즈디’(비)는 13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 초에 예정돼 있던 여러 건의 공식행사 참석을 취소했다면서 이는 그의 건강 이상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 스케줄로 잡혀 있던 남부 도시 소치 방문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크렘린궁은 이와 관련, 전날 발생한 국내선 여객기 추락 사고 수습을 지휘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사고 수습 지휘는 총리가 맡는 게 일반적 관례여서 의심스런 시선이 일었다.

실제로 이날 저녁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찾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회담 자리에서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압바스 수반에게 쉰 목소리로 말하면서 “감기가 걸려서 목소리가 이상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게다가 13일 크렘린궁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자산업 관련 회의, 14일 시내 박람회장에서 개최되는 사회 각계 지도자 포럼 등에 참석하는 일정도 푸틴 대통령은 모두 취소했다고 도즈디(비)는 전했다.

이 때문에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자 크렘린궁도 적극 진화에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감기가 걸렸으며,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계속 일하고 있으며 다만 감기 때문에 목소리가 좋지 않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18일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 대통령직 4선에 도전한다. 사실상 그의 당선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는 가운데, 예상대로 승리를 거둘 경우 2000년부터 2024년까지(2008년 5월~2012년 5월 총리 시절 포함) 총 24년간 최고 실권자 자리를 유지하는 셈이 된다. 30년 이상 권력을 유지했던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의 두 번째 장기 집권자에 오르는 것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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