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구속에 충격
경영공백에 신사업 동력도 상실
그룹 지주사 전환까지 타격
호텔롯데 상장은 회장 역할 필요
日롯데 지지 거두면 신동주 기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선고공판이 열린 13일 오후 뇌물공여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신상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3자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되자 롯데그룹은 패닉에 빠졌다. 신 회장 구속으로 롯데는 총수 부재라는 경영 공백 사태와 함께, 신 회장이 추진하던 해외 신사업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배구조 개편이 미뤄지면, 일단락되는 듯 했던 형제간 경영권 분쟁 불씨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1심 선고를 앞두고 신 회장의 법정 구속을 예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경영비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인신 구속을 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법원은 롯데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해 신 회장이 K스포츠 재단에 70억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그를 법정 구속했다.

당장 롯데그룹은 ‘경영 공백’, ‘해외 신사업 동력 상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직업 지연’ 등의 3중고에 맞닥뜨리게 됐다. 앞서 한화, SK, CJ 등도 총수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을 경험했지만,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롯데에겐 총수 부재 여파가 더 클 것이라는 게 재계의 안팎의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 경영권 분쟁을 막 진화한 상황에서 신 회장이 구속돼 그룹의 나갈 방향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신 회장 부재는 롯데의 경영권 구도를 다시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신 회장은 한국 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1.4%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일본 종업원 지주회 등의 지지를 받아 한ㆍ일 롯데를 통합 경영해 왔다.

신 회장도 이런 지분상 약점을 극복하고자 한국 롯데그룹을 지주사로 전환하고 일본 롯데가 보유한 한국 롯데 지분율을 낮추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신 회장 구속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임직원들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거둘 경우, 경영권의 향배는 더욱 복잡해 진다. 창업주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을 노리고 다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작업인 호텔롯데 상장 등은 신 회장이 직접 추진하지 않으면 시장의 호응을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가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롯데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크게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 구속의 직접 사유가 된 서울 잠실 면세점 사업권 박탈 가능성도 롯데엔 큰 부담이다. 관세청은 롯데가 부당한 방법으로 면세 사업권을 획득한 것이 확인될 경우 사업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판결문을 분석해 사업권 회수 사유가 되는지 검토해 보겠다”며 “다만 1심 판결에 따라 자동적으로 면세 사업권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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