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선중앙통신 상세히 보도

김여정에 방남 결과 듣고 만족
“북남 대화-화해 분위기 승화 중요”
“실무적 대책 세워라” 지시도
경평축구 등 비정치분야 교류 늘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남쪽을 방문하고 평양에 귀환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고위급대표단과 만나 이들의 활동 내용을 보고받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대남특사로 남측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보고 사실을 상세히 보도했다. 북한은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화해와 대화 분위기 승화”, “남측의 편의 보장에 사의 표시” 발언까지 소개하며 대남 평화공세를 이어갔다. 또 남북관계 개선을 북미대화로 끌고 가겠다는 의중도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남측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김 위원장이 12일 방남 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13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올림픽경기대회를 계기로 북과 남의 강렬한 열망과 공통된 의지가 안아온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ㆍ발전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과 관련한 강령적 지시를 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또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대표단의 귀환 보고를 받으시고 만족을 표시했다”며 북측의 방남 기간 남측의 편의 보장에 대해 사의(감사의 뜻)를 표시했다고도 전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은 김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의 2박 3일 방남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후속 조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그간 막혔던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은 물론 11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간 대화에서 언급된 남북 경평축구 등 문화ㆍ예술ㆍ체육 같은 비정치분야 교류협력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남북 군사실무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도 북측이 적극 호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북한은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이후 비무장지대(DMZ)에서 대남 비방방송 음량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화 공세 일환으로 이해된다.

북한은 또 이날 보도에서 “김여정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고위 인사들과의 접촉 정형(상황), 이번 활동 기간 파악한 남측의 의중과 미국 측의 동향 등을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께 자상히(자세히) 보고 드렸다”고 밝혔다. ‘미국 동향’ 언급은 의도적인 것으로, 평창올림픽 계기 특사 파견이 남북관계 개선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부 차관을 지낸 김형석 대진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대리인 격인 김여정을 내세운 이번 방남이 북미관계를 염두에 둔 ‘외교 행보’였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북미가 탐색적 대화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김 제1부부장 방남 기간 ‘비핵화 진전 없이 남북관계의 본격적 회복이 어렵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의 이 같은 비핵화 언급까지 김 위원장에게 보고됐다면 북측도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과 김여정이 이번 방남 결과를 두고 가감 없는 대화를 나눴을 것”이라며 “이번 방남을 계기로 북한도 북미대화를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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