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알쓸신Job] <20>인천 부평구 육아활동가 양성사업
중장년 여성 전문가 양성
육아 어려움 겪는 가정에 파견
작년 37명 투입돼 긍정 반응
육아활동가 이미자씨가 지난 1월 26일 인천 부평구의 한 가정집에서 20개월 된 남자아이와 낱말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제공

2016년 5월 첫째 딸을 낳은 이소영(34)씨는 아이를 키우다 궁금한 것이 생겨도 물어볼 사람이 마땅히 없었다. 답답해하던 차에 인천 부평구에서 초보 부모를 위해 육아활동가를 파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씨는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다.

육아활동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원하는 시간에 집으로 왔다. 2시간씩 머물며 아이와 노는 법, 대화하는 법, 올바른 대화 말투 등 궁금해했던 것을 속 시원하게 알려 줬다. 채소나 장난감 등 다양한 재료를 갖고 하는 오감발달놀이는 아이가 특히 좋아했다.

이씨는 “아이가 잘하는 게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려고 계속 시켜 보고는 했는데, 그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아이 스스로 하도록 유도해 보라는 조언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라며 “처음에는 ‘시간 때우기’일 거라고 생각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청했지만 지금은 돈을 내서라도 더 받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인천 남구 인하대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다 접은 이미자(57)씨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부평구 풀뿌리여성센터를 찾았다가 육아활동가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 아들을 키우고 26개월 된 쌍둥이 손자도 있는 나름 육아 전문가이지만 육아활동가 양성교육을 통해 모유ㆍ분유 수유법, 아기 목욕법, 예방접종법, 떼쓰기 상담 등 다양한 육아 코칭법을 다시 배웠다.

교육을 마치고 지난해 7월부터 매달 8~12차례 초보 부모를 만나고 있는 이씨는 “초보 엄마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이게 정답인가’ ‘잘못하는 것은 없나’ 항상 걱정을 하고 심하면 산후 우울증까지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나 시댁, 친정은 아이가 조금만 잘못돼도 엄마를 탓하는 경우가 많은데, 육아활동가는 그런 엄마들 감정을 만져 주고 위로해 주고 또 아이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육아활동가 이미자씨가 지난 1월 26일 인천 부평구의 한 가정집에서 아이들과 그림놀이를 하고 있다. 인천 부평구 제공

육아활동가 양성사업은 출산 축하금 제도가 없는 부평구가 마련한 저출산 대책이다. 초보 부모에게 육아지식과 자신감을 주고 중ㆍ장년 경력단절 여성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한꺼번에 해소하는 방안이다. 현금이나 현물 지원보다는 영ㆍ유아 보육서비스 확대, 퇴직자 재취업 지원 등 실질적인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반영됐다.

풀뿌리여성센터는 지난해 3월 중ㆍ장년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육아활동가 양성사업 참가자를 모집했다. 모두 69명이 지원했고, 이 중 37명이 이론ㆍ실습교육을 수료한 뒤 현장에 투입됐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모두 179가정이 8회씩 지원을 받았는데, 만족도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96점을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육아활동가는 1회(2시간)당 2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홍미영 구청장은 “선배 세대가 아이를 키웠던 경험과 임신ㆍ출산 전문가들로부터 받은 교육을 토대로 출산과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 부모에게 정보를 주고 자신감을 심어 주는 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출산율이 올라가고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세대 간 갈등이 풀어지는 1석 3조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