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웃게 하는 의사’ 김학준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발을 웃게 하는 의사’ 김학준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

발바닥 밑 15~20분간 굴리기, 근육막 늘리는 스트레칭 좋아

발목 시큰·부으면 관절염 의심… X선 검사로 쉽게 진단 가능

연골 닳아 악화 땐 수술 불가피… 인공관절 치환술 만족도 높아져

26개의 뼈와 33개의 관절로 이뤄진 발은 1㎞를 걸을 때마다 16톤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이처럼 발은 혹사한다. 특히 걷기, 뛰기 등 현대인의 건강관리 등으로 발 질환 관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발을 웃게 하는 의사’로 통하는 김학준(48)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났다. 한 해 8,00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김 교수는 발을 보여주는 걸 민망해하는 환자에게 “아픈 발이니 당연히 냄새가 난다”며 스스럼없이 발을 만지고 마음을 연다. 잘 들리지 않는 고령 환자를 소리를 크게 내면서 진료하다 성대 결절수술까지 받을 정도다.

-스키나 스노보드 같은 겨울스포츠를 즐기다 발을 많이 삐는데.

“발을 잘못 디뎌 삐는 ‘발목 염좌’는 90% 정도가 발목 바깥쪽 인대 3개 가운데 일부가 파열된 것이다. 발목 안쪽 인대는 아주 튼튼해 잘 파열되지 않는다. 심하면 발목관절 주변 인대가 파열되거나 관절이 빠지기도 한다. 발목을 삐면 대부분 찜질하거나 파스를 붙이는 등 자가 치료를 한다.

그런데 발목을 삔 뒤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회복하기 전에 다시 발목을 삐면 인대가 약해지고 점점 헐거워져 발목불안정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발목을 삐면 발목을 되도록 쓰지 말아야 한다. 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 건강을 위해 운동할 때 20분 정도 충분히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 중간에도 쉬어 발바닥과 장딴지근육을 이완하는 게 좋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발에 큰 부담을 주므로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너무 꽉 죄거나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신발과 하이힐이나 키 높이 신발 등은 발목에 무리를 주기에 되도록 신지 않는 게 좋다.”

-발목을 자주 삐면 발목관절염이 된다는데.

“발목염좌로 인한 인대손상, 발목불안정증 등으로 발목관절염이 생긴다. 전 인구의 10~15% 정도나 걸린다. 초기엔 증상이 거의 없어 알기 힘들다. X선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60세가 넘으면 X선 검사를 받아 발목관절염 유무를 확인하는 게 좋다. 발목 관절 부위가 시큰거리거나 붓는다면 이를 의심해봐야 한다. 병기(病期)가 진행될수록 발목이 더 틀어지면서 통증과 손상이 심해진다. 연골이 닳아 뼈가 마주칠 정도로 악화했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전에는 발목뼈를 아예 ‘ㄱ’자 모양으로 고정하는 ‘족관절고정술’을 주로 시행했다. 이 수술은 관절경을 이용하거나 작게 절개해 인대 근육 결합조직 지방 혈관 림프관 관절 신경을 포함하는 연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회복시간을 단축했다. 하지만 정강이뼈와 발목뼈를 나사못으로 굳히는 수술이라 발목이 90도 각도로 고정돼 발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압박이 지속돼 나사못이 돌출돼 통증이 생길 있다는 게 단점이다.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해 절룩거리고 장기적으로 주변 관절에 염증을 일으켜 수술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이 수술을 보완해 거의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도록 한 ‘족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 시행되고 있다. 치환술은 연골이 닳아 뼈가 노출된 부위에 금속을 부착하고 그 사이에 연골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을 넣는 것이다. 통증이 적고 회복도 아주 빠르다.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데다 인공관절 수명도 15년 정도로 늘어나 환자 만족도가 무척 높다. 우리 병원에서 치료받은 51~78세 환자 14명을 1년 뒤 조사해보니, 수술 전보다 관절운동 범위가 늘어난 데다 통증도 80~90% 정도 줄고, 기능적인 측면과 변형 교정 면에서 우수했다.”

-발바닥 염증으로 걷기 힘들다는 사람도 있는데.

“발바닥 근육막에 염증이 생긴 족저근막염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발바닥 안쪽이 눌리면 통증이 생긴다. 아침에 발을 처음 내디딜 때 많이 아프고 몇 걸음 걸으면 조금 나아진다. 딱딱한 길을 오래 걷거나 달렸을 때, 발에 맞지 않는 운동화를 신었을 때, 체중이 갑자기 불어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오랫동안 서있으면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다.

초기에 병원을 찾으면 간단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1~2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체중 부하를 분산해 주는 특수 깔창을 써야 한다. 또 체외충격파 치료도 도움이 된다.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해도 호전되지 않으면 ‘족저근막염 유리술’을 받는 게 좋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려면 평소 발바닥 근막을 늘리는 스트레칭이 좋다. 500mL 정도의 플라스틱 병을 얼려 발바닥 밑에 놓고 선 자세로 앞뒤로 병을 15~20분 정도 굴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이힐 신어 엄지발가락이 삐뚤어진 여성이 많은데.

“무지외반증이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삐뚤어져 중간 관절 부위가 튀어 나와 아픈 병이다. 폭 좁고 굽 높은 하이힐을 신는 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꽉 끼는 구두나 롱부츠를 신으면 볼이 좁아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발이 변형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저절로 고쳐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된다. 초기에는 보조기구나 의약용 신발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하지만 변형이 심해지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를 깎고 정렬을 바로 잡아 주는 절골술이 많이 시행된다. 전신이나 척추마취로 수술하고 수술 후 특수 신발을 신기에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 다만 뼈가 완벽히 붙으려면 2~3개월 걸려 이 기간엔 운동이나 운전은 삼가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김학준(가운데)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발목 관절 연골이 닳은 발목관절염 환자에게 ‘족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김학준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전 국민의 10~15% 정도가 발목관절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제대로 병을 인지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최소한 60세를 넘긴 사람은 적어도 한 번 X선 검사로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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