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무죄 판단한 ‘의료인 비밀누설 금지행위’ 유죄 인정

가수 고(故) 신해철씨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2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 윤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울 S병원의 강세훈(48) 원장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원심을 모두 파기하고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계속 통증을 호소했지만 치료를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강씨는 2014년 10월 신씨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위장관유착박리술과 위 축소 수술을 집도했다가 심낭 천공(구멍이 생기는 것)을 일으켜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씨는 수술 이후 복막염과 패혈증 등 부작용을 호소하다 같은 달 27일 숨졌다.

2016년 11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강 전 원장이 “복막염 발생을 염두에 두고 신씨에게 관련 검사를 위한 입원을 지시하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노력을 했다”고 봤다.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복강경을 이용해 고인에게 수술을 시행하는 도중에 혹은 시행 후에 피해자의 소장 부위 등에 연달아 천공이 발생했다”며 “피해자의 장 유착 정도가 심하고 약해진 경우 지연성 천공은 예상되는 합병증임으로 피고인으로서는 천공을 염두하고 피해자에게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가 이틀이 지났는데도 통증을 호소할 때 진통제 처방이 아니라 통증 원인을 찾았어야 하는데 찾지 않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이 사건 직후 가슴 통증을 호소한 것을 보면 CT로 이유를 찾고, 영상학과의 협진을 받았어야 했는데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고 2014년 10월19일 피해자의 퇴원을 허락했다”며 “피해자가 병원을 다시 방문했을 때에도 피해자의 상태가 복막염이 아니라고 속단하고, 복막염이 아니니 걱정 말라고만 했을 뿐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환자가 사망했더라도 그의 의료 기록을 누설한 것은 의료법상 정보누설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사과하기 앞서 유족들의 동의도 받기 전에 피해자의 정보를 인터넷 사이트에 노출했다”며 “환자가 사망했더라도 이는 의료법상 정보누설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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