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연기

지분 40% 우선 분할 매수
3년 뒤에 풋옵션ㆍ우선매수권
총 인수가 1조6000억 예상
“대우의 조직력ㆍ맨파워 평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
호반, 산은에 상임감사 제안 예정

호반건설이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정해져 이사회 결정만 남겨두게 됐다.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호반건설의 고위 관계자는 26일 “산업은행과 인수가 및 분할매각 등 큰 줄기의 합의를 모두 끝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사회 확정과 공식 발표 택일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이 관계자의 언급은 당초 예정됐던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돌연 연기된 뒤 나왔다. 산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 입찰제안서에 대해 매각자문사의 평가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한 상태에서 헐값매각 논란 등의 비판이 커지자 산은이 부담을 느껴 매각을 중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전을 책임지고 있는 호반건설의 이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절차가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 양해각서(MOU) 작성, 5% 계약금 지급, 정밀실사, 주식매매계약(SPA) 등 굵직한 사안이 많다 보니 관련 내용을 매각주관사가 정리하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이라며 “주요 내용은 다 합의가 됐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사모펀드인 ‘KDB밸류 제6호 유한회사’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이 가운데 40%에 대해 주당 7,700원의 가격으로 1차 인수 대금(약 1조3,000억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지분 10.75%는 3년 뒤 매수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 때 대우건설 주가가 7,700원 밑으로 떨어져도 호반건설이 이 값에 인수(풋옵션)해주고, 주가가 더 오르면 시장가격으로 역시 호반이 먼저 인수(우선매수권)하는 조건이다. 이에 따라 총 인수가로는 1조6,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산은과 공동 경영체제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계열사를 합치면 총 자산이 8조원이나 되고 자기자본도 5조3,000억원으로 재무상태가 워낙 좋아 지분을 한번에 다 사들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당분간 산은과 공동 경영을 하는 게 시장에서 볼 때 더 안정적으로 평가될 뿐 아니라 긴급하게 자금 수혈이 필요할 때도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산은을 공동 파트너로 인정하는 차원에서 산은에 비상임이사 등 형식적 자리가 아닌 상임감사직 같은 중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선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3위인 호반건설이 시공능력 3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잖다. 특히 ‘대우맨’으로 자부심이 높은 임직원의 불만도 적잖다. 실제로 최희룡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연간 매출액이 10배 정도 차이 나는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인수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대우의 조직력과 ‘맨파워’(고급인력)를 보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므로 점령군이 돼 인위적 구조조정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대우의 장점에 호반의 자금력과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합쳐지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변했다.

산은의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는 이르면 다음주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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