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유통회사 경남 산청군

‘부자 농촌 건설’ 목표로
공동브랜드 ‘산엔청’ 내걸고
군수까지 판촉ㆍ홍보 승부수
인터넷ㆍ모바일 쇼핑몰…
고속도로 휴게소 장터도 운영
입점은 서류 심사부터 꼼꼼하게
블루베리 2시간 만에 1톤 완판
들깨 쇼핑몰 개장 후 100톤 판매
경남 산청군이 지역 농ㆍ특산물 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직영하는 ‘산엔청 쇼핑몰’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산청군 제공

인구 3만6,340명, 예산 4,017억원 규모의 지리산 자락 작은 산골 경남 산청군이 지역 특산물의 유통 방법을 획기적으로 개선, ‘탈(脫)빈촌(貧村)’의 꿈을 키우고 있다.

군민들은 판매 걱정 없이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청정 특산물 생산에 집중하는 대신 군은 ‘유통회사’가 되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장터를 통해 판매 역량을 키우는 방식이다. 시작 초기 ‘특산물 판매’라는 뻔한 아이템에 회의적인 시각도 없진 않았지만 지자체를 믿고 따른 군민들은 요즘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군은 ‘부자산청 건설’을 위해 2016년 12월 인터넷 쇼핑몰 ‘산엔청’을 개장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군이 직접 운영하는 로컬푸드 판매장 ‘행복장터’ 2곳을 여는 등 유통채널 다변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다수 지자체가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것과 달리 군 직영으로 운영되는 ‘산엔청 쇼핑몰’은 지리산 청정골에서 생산된 농ㆍ특산물에 대해 군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산엔청’에서 이름을 땄다.

군이 공식 브랜드의 이름을 걸고 소비자들에게 산청 농ㆍ특산물의 직접 공급에 나선 것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유통단계를 축소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을 꾀하기 위해서다.

산엔청 쇼핑몰에는 산청에서 생산되는 농ㆍ특산물 가운데서도 엄격한 선별 절차를 거쳐야 입점이 확정된다. 군은 입점 신청 농가에 대해 서류심사에다 농가 현장방문을 통해 제품현황 및 생산시설, 저장시설, 포장박스, 택배박스 등을 꼼꼼하게 심사한 뒤 산엔청쇼핑몰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입점을 확정한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엄격한 페널티 기준도 마련했다.

또 소비자 편의를 위해 온라인은 물론 최근 급증하고 있는 모바일로 사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PC,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 및 브라우저에 맞춰 사용자 환경이 자동 변경되는 반응형 쇼핑몰을 구축했다.

또한 정보화 기기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들을 위해 군이 무료전화(콜센터)를 운영, 전화나 팩스, 이메일 등으로도 상품 주문을 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을 맞고 있다.

군은 이와 함께 쇼핑몰 입점 농가를 대상으로 급변하는 온라인 유통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e-비즈니스 경영기술을 보급하는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산엔청 쇼핑몰은 ▦청정 농ㆍ축산물 ▦청정 임산물 ▦지리산 한방약초 ▦가공식품 등으로 구분,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명품딸기를 비롯해 산청곶감과 친환경메뚜기쌀, 유기한우, 유기농 블루베리, 벌꿀, 한방약초 등 104개 농가에서 생산한 370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무농약ㆍ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산청 유기농 블루베리는 판매 시작 2시간 만에 1톤이 완판됐으며, 친환경밸리 차황면 일대에서 생산된 들깨는 생들기름이 날개 돋친 듯 팔려 쇼핑몰 개장 이후 100톤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는 등 농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뿐만 아니라 산청 대표 특산인 친환경쌀(27톤), 딸기(4톤), 단감(8톤), 곶감(4톤) 등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면서 지역 농ㆍ특산물 으뜸 판매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산엔청 쇼핑몰은 개장 6주 만에 1억원, 10개월 만에 5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 연간 7억2,000여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10억원 돌파다.

이처럼 개장 첫 해 큰 인기를 끈 산엔청 쇼핑몰은 지난해 행안부 주관 ‘제9회 대한민국 e-마케팅페어’ 특별상과 중앙일보가 주관한 ‘2017소비자의 선택’ 대상을 수상했다.

경남 산청군이 대전-통영 고속도로 상ㆍ하행선 산청휴게소에 ‘산청군 로컬푸드 행복장터’를 개설, 생산자와 소비자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대표 농ㆍ특산물 쇼핑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산청군 제공

군은 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지난해 8월 관내를 통과하는 대전-통영 고속도로 상ㆍ하행선 휴게소에 군이 직영하는 오프라인 ‘행복장터’를 열었다.

군 직영으로 중간 수수료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직거래장터인 만큼 생산농가에는 최대한 소득을 돌려주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 생산ㆍ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농ㆍ특산물 쇼핑공간인 셈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8월 개장한 ‘산청군 로컬푸드 행복장터’는 군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친 지역 68개 업체의 555개 농ㆍ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전담 공무원 1명과 근로자 4명이 매장을 맡고 있지만 허 군수를 비롯한 군청 간부 및 직원들도 특별판매전이 열리는 날과 주말, 휴가철 등에는 수시로 판매원으로 나서 홍보ㆍ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행복장터 역시 개장 6주일 만에 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말까지 3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군은 올해 매출목표를 1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군의 전폭적인 마케팅 활동에 입점자협의회도 매출액의 4%를 운영발전기금으로 적립해 화답하고 있다.

이 같이 든든한 특산물 판매망을 구축한 군은 작물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올해부터 ‘1읍ㆍ면 1작목’ 육성사업을 전개, 새로운 소득작물 육성에 나서고 있다.

북부지역 겨울철 소득작물로 풋마늘을 육성하고, 산청 흑돼지타운과 곤충 자원화 거점 보육센터 조성사업도 공기를 단축, 연내 완공키로 했다.

허기도 산청군수는 “7대 군정목표 중 첫 번째를 ‘부자농촌 건설’로 올려 놓은 만큼 농민들이 판매ㆍ유통 걱정 없이 양질의 농ㆍ특산품 생산 및 재배에만 집중, 지리산 청정 환경에서 자란 산청 농ㆍ특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청=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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