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찡그리고 마주치지 못하는 자녀라면 약시 의심해야
만 1세, 만 3세, 만 6세에는 사시검사, 약시검사와 안경 필요 검사 등 최소한 3번 정도 안과를 찾아 정밀 눈검사를 받는 게 좋다. 건양의대 김안과 제공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함으로써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 신화를 만든 정현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 선수는 스포츠 고글을 착용해 유독 눈에 띈다. 여섯 살 때 약시 판정 받은 정 선수는 녹색을 보는 게 눈에 좋다는 의사 말에 따라 약시 치료를 위해 테니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인구의 2~2.5%가 겪는 약시

갓난아이는 큰 물체 유무만 어렴풋이 감지할 정도의 시력을 가진다. 생후 3~4개월이 되면 보호자의 눈을 맞출 정도가 된다. 이후 서서히 시력이 발달하게 되는데 굴절약시, 사시, 안구의 기질적인 질환, 신경학적 이상 등이 없다면 만 5~6세 정도에 교정 시력이 1.0가 된다.

모든 연령의 아이에게 시력검사 시 교정시력이 1.0이 나오지 않는다고 안과 질환이 있다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 없으므로 추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하석규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10세 전후로 시력 발달이 멈추므로 자녀의 시력 이상이 느껴지면 그 이전에 빨리 안과 검진을 받도록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약시는 전 인구의 2~2.5%가 겪는 비교적 흔한 눈 질환이다. 약시는 어릴 때 시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한쪽이나 양쪽 교정시력이 좋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안경을 썼는데도 교정시력이 0.8 미만이거나 두 눈의 시력 차가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 차이가 나면 약시다. 대부분 사시, 심한 굴절이상, 굴절부등(짝눈)이 가장 흔하나 수술이 필요한 백내장, 각막혼탁 또는 안검하수 등 안과질환도 약시를 일으킨다.

사시(斜視) 약시, 굴절부등 약시, 굴절이상 약시와 기질적 약시가 있다. 사시 약시는 사시로 인해 한 쪽 눈을 사용하지 않아 약시가 발생한다. 굴절부등 약시는 양쪽 시력이 많이 차이 날 때 한 쪽 눈만 사용해 다른 쪽에 약시가 생긴다. 굴절이상 약시는 근시 원시 난시가 심한데도 교정하지 않아 생긴다. 기질적 약시는 백내장 망막질환 각막질환 같은 병에 의해 생기는 약시다.

만 8세 넘기면 완치율 23%, 정상시력 힘들어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만 4세부터 조기 치료하면 95%가 완치된다. 하지만 시력 발달이 거의 끝난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하면 23%로 크게 떨어졌다.

따라서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늦어도 만 7세 이전에 무조건 치료를 해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정상 시력을 갖기 힘들다. 약시를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장애가 발생하고 3차원 입체감각과 거리감각 발달이 힘들다. 집중력을 요구하는 공부나 책 읽기의 정확성과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어른이 돼 라식ㆍ라섹 같은 시력교정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 데 약시는 시력교정술로 치료할 수 없다. 조기 치료가 평생 시력을 좌우한다.

아이는 한쪽 눈에 약시가 있어도 다른 쪽 눈이 정상으로 발달했다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약시 증상이 있어도 보통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TV를 볼 때 눈을 찡그려 보거나, 고개를 숙여 눈을 치켜들며 보거나, 가까이에서 본다면 약시를 의심해볼 수 있다.

약시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조기 치료를 하는 게 가장 좋다. 약시 치료는 안경치료, 가림치료, 약물치료가 있다. 사시 약시라면 사시수술을 해야 한다. 백내장 망막질환 각막질환 같은 병이 있다면 해당 질환 수술이 필요하다.

김응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약시는 조기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영ㆍ유아 때에도 안과검진이 필수“라며 “만 1세, 만 3세, 만 6세에는 사시검사, 약시검사와 안경 필요 검사 등 어릴 때에는 최소한 3번 정도 안과를 찾아 정밀 눈검사를 하는 게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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